최근 우리의 일상이 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각국은 식량주권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자국의 먹거리 확보를 둘러싼 소리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코로나가 발생하자, 지난해 3월부터 자국의 식량안보를 이유로 쌀의 대외수출을 중단했다. 더불어 미국, 호주 등도 곡물 수출금지를 검토했다.
유엔(UN)에서는 세계 인구가 76억명에서 2050년 100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10억명이 넘는 인구대국 중국과 인도도 1인당 국민소득의 증가로 육류소비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식습관 변화는 사료곡물의 수요를 증가시켜 필연적으로 세계 식량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도 이런 전망을 배경으로 미래의 가장 유망한 산업은 농업분야라고 말한 바 있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은 크게 나눠 ▷식량안보 ▷환경·생태적 보전 ▷농촌경관 보전 ▷국토 균형발전 등 이라 할 수 있다. 다른 기능은 논외로 하더라도 최근 기상이변과 '코로나19' 같은 대규모 감염병 사태로 볼 때, 식량안보 문제는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다.
우리나라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식량안보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며 종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사고방식을 과감하게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세계 각국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농업 스마트 산업화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드론이 농약을 살포하는 모습이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고, 빅 데이터를 가진 수확용 AI로봇이 과일의 당도와 색깔을 판별하여 상품성 있는 것만 수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모빌리티 혁명이라면 IoT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화가 제2의 농업혁명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농업은 힘들고 수입도 적은 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오히려 IT역량이 풍부한 젊은 세대들이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어그테크(Ag-Tech)'에 도전한다면, 농촌에서도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금융과 IT기술이 결합한 '핀테크' 기업이 급성장했듯, 농업과 IT기술이 만난 '어그테크' 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즉, 기존의 관행농업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기술집약적인 농업기업이 나타날 수 있고,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될 수 있다.
예로부터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농업도 스마트화로 인해 빅데이터와 무선데이터를 먹고 자라는 시대가 도래 할 것이다. 마치 우리가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우리의 일상생활이 급격하게 변화될 줄 몰랐던 것처럼. 다가올 농업의 변화 역시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을 지 모른다.
이강서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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