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흥주점 영향' 대구 주말 새 코로나 확진 100명 넘었다…'신속 검사' 관건

유흥업소 종사자와 이용자뿐만 아니라 n차 감염도 이어져
밀집, 밀접, 밀폐 등 '3밀'의 유흥업소…감염의 도화선
향후 일주일 빠른 역학조사와 검사가 확산 차단의 관건

2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남구 한 유흥주점 입구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서가 붙어 있다. 대구시는 유흥업소발 코로나가 확산되자 22~30일까지 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연습장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2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남구 한 유흥주점 입구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서가 붙어 있다. 대구시는 유흥업소발 코로나가 확산되자 22~30일까지 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연습장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에서 주말 이틀 사이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들 대부분은 유흥업소 관련 사례다. 종사자에서 비롯된 집단감염이 이용자 등 n차 감염으로 번지고 있다.

종사자 이동이 잦아 감염 확산 위험이 크고, 이용자들도 방문 사실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탓에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향후 일주일간 역학조사와 검사가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느냐가 지역 내 전파 차단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왜 대규모 확산으로 번졌나

19~22일 대구의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는 100명을 넘었다. 19일 6명에서 시작해 20일 13명이 추가됐고, 21일에는 47명, 22일 48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는 114명이고, 다른 지역 이관 환자까지 포함하면 모두 117명이다. 이 가운데 종사자가 51명이고, 이용자가 54명, n차 감염이 12명이다.

이 같은 확산세의 가장 큰 원인은 유흥주점 종사자들 사이에서 감염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확진자 중 43.6%가 종사자다. 평소 접촉이 잦은 종사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이다. 특히 확진된 종사자 51명 중 82%인 42명이 외국인으로, 이들은 친밀도가 높아 밀접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유흥주점 업종 특성상 이들 종사자의 업소 간 이동이 잦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 1월 노래방 도우미들 감염 때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여러 업소를 옮겨가면서 일하기 때문에 확산 속도가 빠르고 범위가 넓을 수밖에 없어서다.

초기 감염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난 점도 확산 요인이다. 지표환자로 분류된 구미 확진자는 지난 13일 의심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부터 거의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에야 무더기 감염이 드러났다. 코로나는 증상발현 초기 5일 사이 전염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종사자와 이용자에게 바이러스가 확산한 것.

무엇보다 유흥주점은 감염 확산 우려가 큰 '3밀'에 해당한다. '밀집, 밀접, 밀폐'라는 위험요건을 고루 갖춘 것이다. 처음 확진자가 나왔던 북구 유흥주점은 지하 공간인데다 환기가 가능한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빠른 검사'가 확산 차단의 관건

앞으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선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들의 동선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현재까지 시가 파악한 감염 발생 유흥업소는 8곳이다.

처음 북구 한 곳에서 시작해 갈수록 늘어 남구와 달서구 등 대구 곳곳에서 추가됐다. 종사자들이 하루에도 여러 업소를 이동하는 업계 특성상 동선 파악 시간이 지체될 우려가 있다. 이로 인해 밀접 접촉자 확인이 늦어질 수 있다.

유흥업소 이용자들의 검사 참여도 중요하다. 방문자 명부를 작성하지만, 일행 중 일부만 기재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적는 경우도 있다. 이용자들이 유흥업소 방문 사실을 드러내기 꺼려서다. 앞서 지난 1월 노래방 도우미발 감염 확산 때 검사 참여가 저조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행정명령을 통해 검사를 받도록 했지만, 1월 20~28일 노래방 관련 검사자는 556명에 그쳤다.

이번 주 방역의 초점은 지역 내 n차 감염의 차단이다. 확진된 종사자·이용자의 가족과 지인 등을 매개로 집단생활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로 번질 수 있어서다. 아직 대구의 백신 접종자(1차 기준) 수가 15만8천여 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취약시설 내 집단감염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 교회나 학교, 학원, 목욕탕, 체육시설 등이 주요한 감염 위험시설이다.

대구시는 진단검사를 독려하는 한편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지난 22일까지 합동점검반 79명이 대구 내 업소 2천여 곳에 대해 집합금지 조치 이행과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지도·점검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여러 곳을 자주 옮겨 다니기 때문에 추가확산 위험이 큰 상황"이라며 "해당 업소 방문자는 하루라도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하고, 다른 시민들도 반드시 생활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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