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론 만드는 여론조사?…'당심' 제대로 반영 못한다

당심(黨心) 70% 반영되는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여론조사(30%) 영향력은 미미
'여론조사 표본'과 '당 선거인단 구성' 완전히 달라 당심 전혀 설명 못 해
역선택 방지장치 없는 여론조사에서 선전 내세울 일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국민의힘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일인 2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직원들이 후보자들과 후보 대리인들의 후보자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일인 2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직원들이 후보자들과 후보 대리인들의 후보자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1야당 당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공정한 경선분위기를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이 정한 경선규칙과 전혀 다른 기준과 방식으로 후보들의 순위를 매긴 결과가 경선결과 예측자료로 둔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들의 경우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책마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표된 국민의힘 당권주자 적합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젊은 원외 인사와 초선 국회의원이 중진들을 상대로 선전을 펼치자 당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주변에서 듣는 얘기와 여론조사 결과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특정 후보 진영이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이미 판세가 기울었다는 얘기를 할 때는 정말 혼란스럽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이에 당내에선 여론조사가 경선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을 보다 정확하게 알리고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각 후보 캠프에 여론조사 결과 중심의 판세분석 자제를 당부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먼저 당심(黨心)과 여론을 7:3의 비율로 반영하는 경선방식을 고려하면 여론조사 결과로 경선결과를 예측하거나 판세를 설명하는 것은 억지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각 시도의 인구비율에 따라 응답자를 배분하지만 당 선거인단의 지역별 규모는 인구와 무관하기 때문에 여론조사로는 당심을 설명할 수 없다"며 "오히려 인구가 많은 수도권의 민심이 당원이 많은 영남보다 과잉 대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여론조사의 한계를 설명했다.

아울러 세대적으로도 일반 여론조사는 인구학적 세대비율을 반영해 응답자를 선정하지만 보수정당 당원의 연령구조는 고령층이 월등히 많다. 특히 20대와 30대 연령층의 경우 여론조사에선 응답자 가운데 30%가량 차지하지만 실제 국민의힘 당원 가운데는 채 3%도 안 된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가 경선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고 여론조사 결과로 승부를 가를 당심을 예측하기는 더욱 힘들다.

이와 함께 '결국은 당심도 여론조사 결과를 추종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이번에는 설득력을 얻지 못 하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여론조사의 단점 중 하나인 역선택(경쟁 정당 지지자들의 약체 후보 선택) 방지 방안을 이번 전당대회에서부터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여론조사를 실시하다보면 국민의힘 대표로 적합한 후보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 지지자가 통상 민주당 정당지지율 비중만큼 참여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국민의힘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이번에 역선택 방지장치를 시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공표되고 있는 국민의힘 경선관련 여론조사에는 역선택 방지장치를 적용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자(정당지지율 30% 안팎) 보다 비(非)국민의힘 지지자의 의중이 더 많이 반영된 '민심'이라는 의미다.

정치권 관계자는 "역선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당심을 흔들어보겠다고 하는 일부 후보들의 행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시도"라며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후보등록 마감결과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는 주호영·조경태(이상 5선), 홍문표(4선), 윤영석(3선), 김웅·김은혜(이상 초선)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모두 8명이 등록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