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벨라루스, 외국 여객기 강제착륙시켜 야권인사 체포…EU, 규탄

"지난해 대선부정 항의 시위 선동 언론인 체포"…전투기까지 출격시켜
EU "용납못할 사건" 규탄…"여객기, 일부 승객 민스크에 남긴 뒤 재이륙"

벨라루스 군 당국이 23일(현지시간) 전투기까지 동원해 외국 여객기를 자국 공항에 강제 착륙시킨 뒤 야권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벨라루스 군 당국이 23일(현지시간) 전투기까지 동원해 외국 여객기를 자국 공항에 강제 착륙시킨 뒤 야권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넥스타'(NEXTA)의 전 편집장인 라만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했다고 타스와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프라타세비치가 2017년 3월 26일 민스크에서 열린 집회를 취재하던 중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대선 부정으로 인한 정치 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에서 23일(현지시간) 해외에 머물던 반정부 활동가가 전격 체포됐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 인사를 체포하려고 그가 탑승한 외국 항공사 소속 여객기를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 이를 위해 전투기까지 동원됐다.

타스·인테르팍스·AFP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에서 인기가 높은 야권 성향 텔레그램 채널 '넥스타'(NEXTA)의 전 편집장인 라만 프라타세비치(26)가 민스크 공항에서 보안당국에 체포됐다고 넥스타 측이 밝혔다. 그는 그리스 아테네-리투아니아 빌뉴스 노선을 운항하던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 여객기를 타고 여행하던 중 기내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로 여객기가 민스크 공항에 비상착륙한 뒤 보안당국에 체포됐다.

유럽연합(EU)은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도 트위터에 "심각하고 위험한 사건"이라면서 "국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2시쯤 민스크 공항에 비상착륙했던 여객기는 저녁 8시50분쯤 공항을 이륙해 리투아니아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벨라루스 문화장관을 지낸 야권 인사 파벨 라투슈코는 승객 가운데 러시아인 4명과 벨라루스인 2명 등 6명은 출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프라타세비치도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말 벨라루스 정부의 탄압을 피해 폴란드로 도피한 프라타세비치는 지난해 벨라루스에서 격렬하게 벌어졌던 대선 부정 항의 시위를 부추기고 반정부 선동을 주도한 혐의로 벨라루스 당국의 '테러활동 가담자' 목록에 올라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