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경쟁에 나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김웅 의원의 약진과 더불어 이른바 '유승민계'가 보수 텃밭 대구경북(TK)에서도 본격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유승민 전 의원을 사로잡은 '배신자론'에 함께 숨죽였던 이들은 당 내 신진 세력의 분투와 함께 자신감을 되찾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본격적인 몸 풀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25일 TK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본격화된 뒤 이른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지역 내 정치권 인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동안 정치권 활동을 중단했던 이들까지도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주민 행사를 찾아다니거나, 시·도당 인사들과의 교류를 재개하는 등 움직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대구 동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이 감지된다. 당장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사이인 류성걸 의원(대구 동갑)은 대구시장 출마설이 돌고 있다. 새로운보수당에 몸담았던 윤석준 전 대구시의원은 동구청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으며, 역시 새로운보수당 출신 차수환 동구의회 의장도 단체장 출마 의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이환 전 대구시의회 의장도 달서구에서 출마 예상자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민주당 출신으로 하태경 의원과 가까운 홍준연 중구의원은 현직 신분을 유지하며 활동 중이고, 중구청장에 출마했다 낙선한 임인환 전 시의원도 복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스스로 '친박계의 최대 피해자'라는 이유로 계파의 존재를 부인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유 전 의원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인사로 분류된다. 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4년 만에 광폭 행보에 돌입한 뒷배경에는 최근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터져나온 유승민계의 대약진이 깔려 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TK에서 유 전 대표가 '배신자 프레임'에 사로잡히며 한동안 위축됐던 이들이 현 당권 구도에서 0선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초선 김웅 의원 등 유승민계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되찾고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다는 것.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한 지역 정치권 인사는 "유 전 의원이 갖고 있는 '개혁 보수'의 가치가 그동안 배신자 프레임에 휩싸여 외면받았던 게 사실인데, 이번 당권경쟁 흐름을 보면 이제 그 가치가 우리 당 지지층에게도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여러 인사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다음달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면 대구에서 '희망22포럼'을 정식 출범하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31일에는 영남대에서 특강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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