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내일인 26일 예정된 가운데, 김오수 후보자가 故(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해 온 수사팀 동료들을 격려하는 취지의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던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김도읍 국민의힘 국회의원실 등 이번에 김오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내일인 26일 개최)를 진행하는 국회 법사위에 따르면, 이는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망한 후 3주쯤 뒤인 6월 1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라온 '수라(修羅)의 길이 검사들의 숙명'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확인된 것이다.
이 글 작성자는 바로 당시 김오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다.
불교 용어인 '수라'는 불교의 팔부신중의 하나인 '아수라'를 가리키는데, 싸움을 좋아하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김오수 특수1부장은 글에 "오랜 산고를 겪으며 어렵고 힘들게 오늘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대검 중수부 수사팀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만감이 교차한다"며 "수사팀은 4개월이 넘는 길고 긴 수사 기간 동안 단 하루밖에 쉬지 못한 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여 전 국민의 애도 속에 장례식이 거행되었고, 검찰의 총수인 임채진 검찰총장님이 사퇴하셨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던 수사팀의 굳은 의지가 안타까운 상황 속에 이렇게 조금은 아쉬운 결과로 막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오수 특수1부장은 이인규 대검 중앙수사부장이 지휘한 수사팀을 언급, "(이인규)중수부장님 이하 수사팀이 검찰을 대표해 최선을 다해 수사하였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사실은 검찰 가족들에게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수사팀의 의지와 용기에 진심으로 위로와 격려,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오수 특수1부장은 자신의 글에 최재경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2009년 6월 6일 중앙일보 계열 중앙선데이에 쓴 칼럼을 인용하기도 했는데, 우선 해당 칼럼의 제목(수라의 길이 검사들의 숙명)을 자신의 글 제목으로 그대로 가져다 썼고, 해당 칼럼 내용도 자신의 글에 첨부했다. 이어 최재경 3차장의 칼럼 내용에서 이어지는 맥락의 글을 쓴 것이기도 하다.
당시 최재경 3차장은 칼럼에 "검사들은 국가와 공익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면서 험난한 수라의 길을 가겠다는 각오를 다진 사람들이다. 선의 편에 서서 악을 응징하고자 일부러 날카로운 눈과 무서운 모습으로 꾸미면서 따뜻한 본성을 감춰야 하는 귀면불심(鬼面佛心, 얼굴은 귀신의 형상이지만 마음은 부처와 같음)이 검사들이다. 이런 검사들에게 좀 더 따듯한 격려와 이해가 있기를 바라면 과욕일까"라고 적었다. 아울러 "수사를 하다 보면 검사의 잘못과는 무관하게 자해 사건이 나거나 사람이 죽기도 한다"고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도읍 의원은 언론을 통해 "대표적인 친문(親文) 검사인 김오수 후보자가 이명박 정권 때(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있으면서 해당 글을 올린 시점)는 또 다른 소리를 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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