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격무에 시달리던 부산 간호직 공무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하루 전까지 동료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유족의 동의를 받아 A(33)씨와 동료들이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23일 극단적 선택을 한 A씨는 하루 전인 22일까지 동료들에게 "죄송하다"며 연신 사과만 했다. 7년 차 간호직 공무원이었던 A씨는 지난 18일부터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부산의 한 병원을 관리했다.
A씨는 22일 오전 8시 19분 동료 2명과 대화를 하면서 "이른 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하다"며 "어제 오전에 (코호트 격리된) A병원을 다녀와서 넘 마음에 부담이 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멘붕이 와서 B님과 의논했고, 저는 주도적으로 현장에서 대응하기에 자신이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몇 가지 방안이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C선생님과 D주무님이 같이 맡아 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먼저 의논하는 게 맞는데 제가 진짜 좀 마음이 고되서 그런 생각을 못했다"며 힘든 심경을 재차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상사와도 대화를 나누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상사는 "코호트 격리를 처음 맡았고, 원래 담당해야 하는 순서가 아니었는데 하다 보니 힘들고 그만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어쨌든 중간에 시작했는데 중간에 못하겠다고 하면 제 입장에서는 책임감이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A씨가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것을 알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잘 모르는 직원이라면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어쨌든 잘 부탁합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A씨는 "죄송합니다. 코호트 된 후에 일어나는 일들에 머리는 멈추고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힘들어서 판단력이 없었습니다"면서 "더 이상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해나가겠다"고 답을 했다.

유족들은 A씨가 과다한 업무로 피로가 누적되자 포털에 우울 관련 단어를 검색하고, 일을 그만두는 내용의 글도 수차례 찾아봤다고 전했다. 부산공무원노조는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A씨의 사망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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