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는 27일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교육청은 급식실 노동자들의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고, 조리환경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매일같이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급식실 노동자는 대체인력이 없어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데도 아이들이 맛있게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며 버텨왔다"며 "그런데 이런 급식실 노동자에게 돌아온 건 폐암"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경기도 한 급식실 노동자가 14년 동안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급식실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린 후 지난 2018년에 끝내 숨졌다. 이 급식실 노동자는 지난 2월 뒤늦게 산재가 인정됐다. 환기가 안되는 급식실에서 튀김, 볶음, 구이 등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돼 폐암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급식실 노동자의 조리노동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조리 흄(연기) 등 각종 유해물질과 발암물질이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라며 "'현장에선 창문 같은 자연환기시설은 없고 후드 등 기계로 된 환기시설조차도 있으나마나'라는 증언이 나온다. 심지어 지하, 반지하 조리실도 있다"고 했다.
정명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지부장은 "꿈이 있는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목숨을 담보로 일해서는 안된다"며 "노동자들이 정년 퇴직할 때 건강하게 나갈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오길 바란다"고 했고, 임정금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부지부장은 "특수건강진단 실시와 조리환경의 근본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들이 요구한 근본적 개선안에는 ▷반지하·지하 조리실 폐쇄 ▷환기 실태 전수 조사와 개선 ▷가스 대신 오븐을 활용한 요리가 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초중고교 급식실 근로자 건강·작업환경에 관한 예비조사를 할 예정이며, 조리환경이 열악한 학교를 현재 조사 중"이라며 "오는 6월 25일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통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근로자들이 더 나은 작업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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