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선 중진'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내달리며 당권 레이스에 '바람'이 불자 정치권 일각에서 민심(民心)과 당심(黨心)이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론조사가 지역별 당원 분포와 연령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아 결과가 상이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주호영 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26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의도를 갖고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너무 많이 생산하고 또 퍼뜨려서 어떤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면서 "우리 당 대표 선거는 책임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인데 지금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전 국민을 상대로 당원 분포와 관계없이 지역별 인구대로 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1일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때도 최근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와 관련 "여론조사는 본 경선과 조사 방식이 다르다. 본 경선과 차이가 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 같은 호언장담은 이른바 '게임의 룰'에 기인한다. 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인 예비 경선(컷오프)과 달리 본 경선은 당원 투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일반 여론조사의 두 배를 넘는 만큼 당심이 당락을 가를 중요 변수이다.

실제로 2019년 2월 전당대회 때 황교안 후보는 오세훈 후보에게 여론조사를 37.7%대 50.2%로 12%포인트(p) 이상 졌지만, 당원 투표에서 32%p 이상 따돌리며 당 대표에 올랐다. 역으로 2014년 새누리당 전당대회 때는 이인제 후보가 일반 여론(19.7%)을 선전했지만 당심(8.2%)을 사로잡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게다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인단 예측안'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총 32만8천889명(대의원 8천372명, 책임당원 27만6천698명, 일반당원 4만3천819명)인데 이 중 대구경북이 9만2천118명(약 28%)이고 부산·울산·경남이 7만6천510명(약 23%)에 이르러 일반 여론조사 표본과 선거인단의 구성에 차이가 있다. 또한 50대 이상 당원이 70%를 넘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룰이 다르지만 앞서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도 당심은 달랐다"면서 "송영길 대표가 국민 여론조사에서 졌지만 대의원 투표와 당원 여론조사에서 경쟁자 홍영표 의원을 이기면서 당선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차기 대선을 앞둔 만큼 민심이 당심을 견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선전이 이어지면 '정권 탈환'을 염원하는 책임당원들도 민심을 따라가는 형국이 펼쳐져 둘 사이 간극이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2017년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압도적 지지세를 바탕으로 여론조사(49.4%), 당원 투표(72.7%) 모두 1위를 했던 전례에 비춰도 한 번 만들어진 '대세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것은 당이 수권정당으로서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당심과 민심은 다르지 않다. 만약 다르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 개혁"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부는 바람이 영남권으로 얼마나 남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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