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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금리 인상’ 유력…1천765조 '영끌 가계대출' 어쩌나

이주열 “당분간 통화정책 완화 유지”…”‘당분간’은 ‘상당 기간’(6개월)보다 짧은 뜻”
이미 주담대 금리 22개월來 최고, 신용대출 금리 작년 8월보다 1%p 뛰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최근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지난 1년 간 폭증한 가계 빚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와 부동산·주식·가상화폐 투자를 목적으로 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등 영향에 가계 빚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 있어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7일 '통화정책 정상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식 거론했다. 그는 "연내 인상은 경제 여건에 달려있다"며 "당분간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언급했다.

'당분간'이라는 표현의 구체적 기간에 대해 한은의 복수 관계자는 "딱 몇개월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상당 기간'보다는 짧은 기간을 말한다"고 풀이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4년 3월 재닛 옐런(현 재무부장관) 당시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당시 옐런 의장이 "(상당 기간이란) 6개월 정도"라고 답한 뒤 시장은 연준의 해당 표현을 6개월 정도로 해석한다.

한은에서 '당분간'을 '상당 기간'보다 짧은 의미로 쓰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 금통위는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난해 이후 급증한 서민들 가계부채의 이자 부담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연합뉴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1천765조원으로 집계됐다. 2003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코로나19 초기인 지난해 1분기 말(1천611조4천억원) 이후 1년 만에 153조6천억원(9.5%), 올해 1분기에만 37조6천억원 각각 늘었다.

가계신용이란 가계가 금융기관(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다. 코로나19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출 부담이 줄었고, 대출로 생계를 해결하거나 자산에 투자한 이들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나온 만큼 은행권 대출금리는 더 빨리 오를 전망이다.

지난 4월 현재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이미 지난해 1월(2.95%)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2.91%를 기록했다. 전월(2.88%)보다는 0.03%포인트(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과 같은 2.73%였으나 2019년 6월(2.74%) 이후 최고 수준을 2개월 째 유지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3.65%)도 지난해 8월(2.86%)보다 약 1%포인트(0.99%p) 올랐다.

최근 금통위 이후 채권 금리도 들썩이고 있다.

2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앞날보다 3.8bp(1bp=0.01%p)나 오른 연 1.162%에 마감했다. 10년물, 5년물, 2년물도 모두 2.1~3.5bp 뛰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금리가 1%p 오를 때 가계대출 이자가 총 11조8천억원 증가한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고소득층(5분위, 5조2천억원)를 제외한 저소득·중산층(1~4분위)에서만 이자 부담이 6조6천억원 증가한다. 이때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천억원 커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대출기관별로 보면 은행 대출자 이자는 3조3천억원,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이자는 1조9천억원 각각 불어난다.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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