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택시기사를 폭행한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기사에게 욕설을 하고 목을 조르는 이 전 차관의 모습은 경악스럽다. 이런 사람이 법무부 차관이었다는 사실에 국민이 자괴감을 느낄 정도다.
블랙박스에 찍힌 이 전 차관의 언행은 폭력배에 가깝다. 택시기사가 "여기 내리시면 돼요?"라고 묻자 이 전 차관은 "이 ××놈의 ××"라고 욕설을 했다. 기사가 "왜 욕을 하세요"라고 하자 이 전 차관은 뒷좌석에서 팔을 뻗어 기사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이 전 차관이 기사의 목을 조를 때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배경이 움직이고 있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물증이다. 택시기사를 운행 중 폭행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 취임 전 사건이지만 법무부 차관이 운전자 폭행 혐의를 받은 자체가 개탄할 일이다.
이 전 차관은 또한 기사에게 블랙박스 영상을 지우라며 합의금으로 1천만 원을 줬다고 한다. 영상 삭제 대가가 아니라고 이 전 차관은 주장했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입막음용으로 합의금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전 차관은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폭행에 증거인멸 교사까지 파렴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6개월 넘게 법무부 차관 자리를 차지했다.
이 전 차관의 폭행 영상을 보고도 경찰은 "못 본 거로 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이 전 차관에 대해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형법상 폭행 혐의로 입건한 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사 종결했다. 증거가 없어 이 전 차관을 처벌할 수 없었다는 거짓말까지 했다. 이 전 차관이 정부에서 중용될 것을 감안해 솜방망이 수사를 했을 것이다.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 권한이 커진 경찰이 벌써 권력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 전 차관은 사퇴하고 조사를 받으라는 요구에 직면하고서도 버티다가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사직서를 뒤늦게 수리한 정권의 이 전 차관 비호 행태도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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