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준석을 유승민계로 깎아내리려는 나·주 졸렬하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후보가 선두를 달리자 예비경선에서 2·3위를 한 나경원, 주호영 후보가 이 후보를 적극 견제하고 나섰다. 그런데 그 방식이 참으로 비상식적이다. 졸렬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모습은 이준석 돌풍으로 국민의힘에 쏟아지는 국민의 관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후보는 아버지가 유승민 전 의원과 고교·대학 동기이며 미국 하버드대학 재학 중 유 전 의원실에서 인턴을 한 바 있다. 나·주 후보는 두 사람의 이런 인연을 들어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유 전 의원을 대선 후보로 밀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 후보는 2일 라디오에서 "특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은 통합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 특정 후보란 유 전 의원을 가리킨다. 나 후보는 지난달 28일 대구를 찾아서도 "과거 이 후보가 유 전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며 "당 대표가 되면 야권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 후보도 2일 방송에서 이 후보와 유 전 의원의 '인연'을 거론하며 "이런 친분 관계 때문에 당 대표가 되면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가 되겠느냐"고 했다. 주 후보는 지난달 31일에는 더 직접적으로 "(유승민계가) 이제부터 모여서 그렇게(유승민 대선 후보 띄우기)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두 어이없는 소리다. 유 전 의원의 대선 후보 지지율은 2~3% 선이다. 대선 후보로 띄우기에는 너무나 낮다. 앞으로 상승한다 해도 그 폭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관측이다. 이는 설사 이 후보가 유 전 의원을 띄우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나·주 후보는 가능성이 매우 낮은 가공의 시나리오를 들고나와 이 후보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국민의힘에 바라는 것은 이런 게 아니다. 개혁하고 변화해서 희망을 주는, 그래서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맡길 수 있는 대안 세력의 모습이다. 나·주 후보의 이 후보 공격은 이런 바람을 외면하는 구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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