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화이자 해프닝' 남일 아니다?…"계약금 넘어갔으면 사기 당한 것"

백신 외 코로나 치료·예방 효과 약물 등 홍보물, 의료계에 쏟아져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31일 대구시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촉구하는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31일 대구시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촉구하는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의사회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독일의 한 무역회사를 통해서 화이자 백신 6천만 회분의 도입을 추진했지만 정상적인 유통 경로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질병청 관계자가 "계약금이 건너갔으면 사기를 당한 것이고, 그 전 단계라면 사기 직전에 마무리가 잘 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엄중식 질병청 감염병 대책위 전문위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구시장의) 발표가 나왔을 정도면 상당히 계약과 관련된 내용들이 근접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엄 전문위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감염병 팬데믹 상황이 되면 백신이나 치료제 공급과 관련해서 중앙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게 되고, 화이자 같은 다국적 제약사도 미국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 미국도 아닌 제3국에 있는 회사에서 이렇게 3천만 명 정도 접종할 대량 백신을 지자체하고 직접 공급한다고 제안이 왔을 때는 이미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실 좋은 의도에서 생각한 거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백신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치료 효과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어떤 약물이나 식품 같은 것들과 관련해서 홍보물이 의사단체나 의료계에 쏟아지고 있다"며 "급한 마음을 이용하는 사기행위가 굉장히 많은데, 그런 과정에서 안 좋은 의도로 접근한 사람들과 접촉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대외협력총괄반장은 같은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외국 기업하고 논의한 다음에 5월 말 정도에 아마 복지부에다 얘기를 하신 것 같다"며 "그 얘기를 좀 더 일찍 하셨으면 이런 혼란이 없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타까운 게 좀 일찍 논의했으면 좋겠고, 중대본 회의에서라도 얘기를 조금만 먼저 해주셨으면 그 안에서 논의가 됐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배 총괄반장은 이런 비슷한 사례에 대해 "일부 회사나 개인들이 정부를 접촉해서 '우리가 백신 생산 업자를 잘 알아서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관심 있냐'며 요청해온 경우가 몇 번 있지만, 대부분 약간 현실성 떨어지는 일들이 많았다"고 했다.

선입금설과 관련해선 "대구시에서 확인해야 될텐데, 선입금을 하진 않지 않았을까 싶지만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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