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영 여성과도시 이사장(전 중구청장)은 앉자마자 이건희미술관 이야기부터 꺼냈다. 전국 10여 곳의 도시가 삼성과의 이런저런 인연을 내세우며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지자체의 업적과시나 홍보수단으로서 미술관 건립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건희 미술관 '이카면 안되여'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했다.
윤 이사장은 제대로 된 미술관 유치를 위해서는 관 주도가 아닌 시민운동으로 이루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기증자의 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유치의 합당함을 이해받고 공감을 얻어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대구시 중구청장 재임시절 상화고택. 김광석길, 근대화골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를 추진하면서 깨달은 점이 바로 시민이 공감하고 앞장설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상화고택은 시민운동이 아니었다면 보존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기증자의 취지와 목적을 고민한 흔적이 있어야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건희 콜랙션의 가치를 높이고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학술연구 방안이나 계획등을 내놓아야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관이나 단체들이 나서서 지원하면 된다는 논리였다.
윤이사장의 고향은 상주다. 평소에는 사투리 억양이 강하지 않으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상주 억양이 튀어나온다. 그는 진한 사투리로 "미술관 유치운동에 지역민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멋진 사투리 표어가 함께하면 더 좋겠다'면서 "사투리 확산운동에 신문 뿐 아니라 방송도 동참하면 더 효과적일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 윤이사장은 '여성과 도시'라는 단체를 이끌면서 아름다운 대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문직 여성 40여명이 참여해 품격 있는 도시, 문화와 역사가 살아있는 도시를 꿈꾸며 이를 실현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희 미술관에 대한 관심도 여기에서 출발하고 있다.
"대구는 국채보상운동과 2.28운동 등에서 보듯, 시민 스스로가 앞장서 움직이는 정신이 살아있는 도시다"는 윤 이사장은 "이건희미술관 역시 이런 기운을 모아 시민운동으로 재 점화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순재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sjkimfor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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