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온 이재명 "정치 해보니 TK는 엄하고 무서운 할배"

李지사, 대구경북 출신 어필…"저도 손자 아입니꺼, 이뻐해주길"
"이준석 돌풍은 청년 세대의 열망"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일 대구를 찾아 권영진 대구시장과 업무협약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일 대구를 찾아 권영진 대구시장과 업무협약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범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이준석 돌풍'에 관해 "실망스러운 구태정치를 걷어내고 국민 의지가 존중되는 정치를 해달라는 열망의 분출"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자칫 '극우 포퓰리즘'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조금 하고 있다. 적대와 균열, 대립을 에너지삼아 이를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지 않도록 조심했으면 좋겠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이 지사는 이날 보수 텃밭이자 자신의 외가가 있는 대구를 찾아 권영진 시장과 '경기도-대구시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디지털 융합 업무 협약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저성장의 늪에 빠지면서 사회가 매우 불공정·불합리·불평등해졌고, 커다란 변화를 바라는 청년세대의 열망이 '이준석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며 "국민들의 이런 열망이 정당에 제대로 전달돼 진정한 국민정당의 시대가 오면 좋겠다. 잘 하시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4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별관에서 열린 디지털ICT(정보통신기술)융합신산업 업무협약식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협약서에 서명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4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별관에서 열린 디지털ICT(정보통신기술)융합신산업 업무협약식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협약서에 서명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 지사는 지난 3일부터 대구에 머물며 지방의원과 지역위원장 등을 만났다. 공식적으로는 대구시와 업무협약을 위한 방문이지만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대권 경쟁을 앞두고 민주당 내 대구경북(TK) 출신 주자라는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그는 지역위원장 간담회 자리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공정·정의를 설명했고, 대권 도전을 전제한 위원장들의 질문에도 스스럼없이 국정 철학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는 이날 권 시장과 만나 환담하는 자리에서도 "대구는 제 외가이고, 고향은 안동과 영양, 봉화 사이의 꼭짓점 정도 된다"며 TK와의 연고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자 권 시장은 "같은 안동이 고향"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서도 "대구는 제 외가 식구들이 많이 사시는데, 그래서 과거에는 대구에 오면 포근한 할머니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TK에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시작하고 보니 엄하고 무서운 할아버지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며 사투리로 "할배요, 저도 손자 아입니꺼, 좀 이뻐해주시고 살갑게 대해주십시오"라고 익살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대권 경쟁을 앞두고 혹시나 일 수 있는 구설을 의식한듯 범야권 대선 경쟁자로 분류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질문은 "경기도에 올 때는 마스크를 꼭 쓰시라"는 농담으로 넘겼고, 대구시의 백신 자체 수급 논란에 대해서도 "잘 몰라서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에는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전매특허인 보편적 재난지원금에 대한 질문에는 "1차 지원금 때 이미 체감했고 통계적으로도 증명된 만큼 지역화폐로 모두에게 균등 지원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소신은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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