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이들이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게 도와요.'…지묘초, 파동초, 달성초의 교육활동

지묘초, 고학년이 저학년 적응 돕는 책형제 맺기
파동초, 시각장애인 연주회 개최해 마음 위로
달성초, 그림책 활용해 학생 마음 어루만지기

아이들이 사회성을 키우는 데 학교만한 곳도 없다. 하지만 코로나19에 학교 교육도 발목이 잡혔다. 등교해도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친구 간, 학생과 교사 간 접촉을 줄이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학교 현장에선 학생들의 마음을 보듬고 사회성을 키워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 지묘초교의
대구 지묘초교의 '책형제 맺기' 활동 모습. 5학년은 1학년, 6학년은 2학년과 1대 1로 연결해 새로 생긴 동생들의 책 읽기 활동 등 학교생활을 돕는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묘초, 책형제 맺기로 심리 방역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의 '코로나'와 우울하다는 뜻을 가진 '블루(blue)'의 합성어. 말그대로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뜻한다. 감염 가능성에 대한 불안과 공포, 사회적 고립감으로 인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이에 해당한다.

어린 학생들도 코로나 블루를 겪을 수 있다. 예전처럼 마음 놓고 친구와 부대낄 수도 없고, 살가운 정을 나누기도 쉽지 않다. 학생들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게 대구 지묘초등학교(교장 최성렬)가 내놓은 방법이 '책형제 맺기' 활동이다.

지묘초교는 최근 1학년과 5학년, 2학년과 6학년 학생들을 1대 1로 연결해 형님과 아우로 지내도록 했다. 학교 내에서 끈끈한 인간 관계를 맺기 힘든 상황을 타개,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게 하려고 생각해낸 방법이다. 일종의 '심리 방역'인 셈이다.

책형제 활동은 책형님 추천 그림책 읽어주기, 마음편지 쓰기, 책형제 독후 활동 등으로 진행된다. 2학년과 책형제를 맺어 활동한 6학년 이채현 학생은 "학교에 여동생이 생겨 좋았다. 어린 동생의 작은 손이 귀여워 자주 보고 싶고, 많이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지묘초교 최성렬 교장은 "코로나19로 학교 교육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책형제 맺기 활동을 제한적으로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책형제들이 마스크를 벗고 안전하고 재미있게 활동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대구 파동초교가 지난달 말 마련한
대구 파동초교가 지난달 말 마련한 '하트 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 초청 연주회'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음악, 그림을 활용한 파동초와 달성초

오랜 세월 음악과 그림은 정서를 안정, 순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대구 파동초등학교(교장 천미향)는 음악, 대구 달성초등학교(교장 이종숙)는 그림을 통해 학생들이 코로나 블루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왔다.

파동초교는 지난달 말 '하트 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초청, 음악회를 열었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개선할 수 있게 하려고 기획한 행사. 악보도, 지휘자도 없이 영화 알라딘 모음곡 등 9곡을 연주해 학생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겼다.

파동초교 천미향 교장은 "코로나19 탓에 공연 관람 활동이 위축되고 제한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며 "시각장애인 분들의 공연을 보면서 무엇이든 부단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것도 배웠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 달성초교의
대구 달성초교의 '그림책 프로젝트' 운영 모습. 그림책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려는 시도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달성초교는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려고 '그림책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교장은 학년별 그림책을 선정하고, 직접 구연하는 영상 콘텐츠도 제작해 각 학급에 배포했다. 학생들은 그림책 영상을 본 소감을 북아트, 감동 엽서 등으로 제작해 교정 곳곳에 전시했다.

달성초교 이종숙 교장은 "영상을 통해 그림책 얘기를 해주는 걸 본 뒤 만나보고 싶다면서 교장실로 직접 찾아와 웃음꽃을 피우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학교의 다른 행사도 이 프로젝트와 연계해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