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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AZ 백신 맞겠다", 자녀 "맞지 마라"…젊은층, 부작용 불안 커

전문가 "화이자, AZ 백신 우열 가릴 수 없어"

대구 남구 소재 한 의원의 입구 앞 대기석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위한 방문자들로 가득 찼다. 매일신문 DB
대구 남구 소재 한 의원의 입구 앞 대기석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위한 방문자들로 가득 찼다. 매일신문 DB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60~64세까지 확대된 가운데 일부 가정에서 '백신을 맞아야 코로나 시국이 끝난다'는 부모 세대와 부작용 우려 탓에 '맞지 말라'고 하는 자녀들이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희귀 혈전' 등 부작용 발생 우려가 젊은 층일수록 높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AZ·화이자 백신을 두고 우열을 가릴 수는 없고 접종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편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

오모(64·대구 달서구) 씨는 지난달 말 AZ 백신을 맞기 위해 동네 의원에 예약을 해두고 접종일을 30대 자녀에게 알렸다가, "굳이 미리 맞을 이유가 있느냐. 조금 더 지켜보고 맞으면 된다. 취소하라"는 말을 들었다.

백신을 먼저 맞았던 지인들로부터 열과 근육통 등 가벼운 반응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접종을 결정한 오 씨는 "나부터 맞아야 코로나가 해결되기 시작될 것이다. 조만간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젊은 세대일수록 백신 불신이 커 부모에게 만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60대 부모를 둔 백모(28) 씨는 "아버지가 가뜩이나 몸이 약한데, 혹시 모를 부작용 때문에 차라리 안 맞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자녀들의 만류에도 접종을 했다는 사람들도 있다. 대구 달서구 한 60대 부부는 남편이 8일 오전, 아내가 같은 날 오후에 순차적으로 1차 백신 접종을 받았다. 이 부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는데, 자녀들의 우려와 달리 지금까지는 통증이 전혀 없다. 접종 직후부터 현재까지 이상 반응은 없었다"고 했다.

2030 세대의 불신은 통계로도 나온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상대로 '잔여백신 접종 의향' 설문조사를 했더니 50, 60대에선 '전혀 없다'는 응답이 각각 10.8%와 4.3%에 불과했지만, 20, 30대에선 각각 32.5%와 23.7%로 높았다.

백신 접종을 끝내고 별 이상 반응이 없었다는 사실을 자식들에게 알렸다는 달서구 한 부부. 독자 제공
백신 접종을 끝내고 별 이상 반응이 없었다는 사실을 자식들에게 알렸다는 달서구 한 부부. 독자 제공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백신접종 이상반응 신고율은 AZ 백신이 0.46%, 화이자 백신이 0.2%이고, 이상반응 신고 사망자는 AZ 백신이 72명(10만 건 접종당 1.30명), 화이자 백신이 136명(10만 건 접종당 3.15명)이다.

송정흡 칠곡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초기에 AZ 접종을 일주일간 중단하거나, 일부 병원에서 코로나 환자 치료 여부에 따라 의료진에게 다른 백신을 맞추는 등 오해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며 "AZ와 화이자 중 어느 것이 좋은 백신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고, 접종을 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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