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낚시인들은 색다른 꿈을 꾼다.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이면 낚시인들은 멀리 어두운 밤바다에 출렁이는 불빛만 봐도 가슴이 뛴다. 새파란 별빛이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추억에 잠긴다. 다름 아닌 한치를 낚는 어선들의 집어등 불빛이다.
한치는 보통 6월부터 시작해 여름철 대표적인 바다낚시이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바다의 여러 어종이 한 달 정도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5월초 경남 진해에 있는 심정수 선장이 한치가 무척 잘 나온다는 연락을 해주어 바로 출조할 계획을 잡았다.하지만 올 봄은 비 오는 날이 유난히 많아 번번이 출조가 무산됐다. 특히 주말이면 어김없이 비가 내려 직장인들이 출조 계획을 잡기란 여간 까다롭기 그지없었다. 다행히 6월초 그토록 기다리던 한치낚시 출조를 떠날 수 있었다.
◆ 밤바다에 출렁이는 불빛,설레임
한치 낚시가 국민 생활낚시로 자리를 잡았다. 출조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낚시할 곳이 제주권이나 진해, 거제, 그리고 여수나 고흥의 남쪽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낚시인들이 남해안까지 1박으로 낚시 여행을 잡기란 현실적으로 상당히 부담되고 큰 맘을 먹고 선박 예약을 하려고 해도 성수기에 낚싯배 잡기가 쉽지 않다.
한치 낚시 자체가 낚시인을 들뜨게 만들지만 출조날 제대로 출발을 못하고 미루어지면 어떠한 낚시인이든 조바심이 나게 마련이다.설레임과 조바심을 마음속 한 구석으로 미루어 놓고 예약한 거제시 지세포항으로 일행과 출발했다.
출항시간이 오후 5시라고 문자를 받고, 우리 일행은 오전 10시에 출발해 아침과 점심식사를 겸한 아점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해결했다.먼거리를 이동하며 함께한 일행과 낚시이야기를 끝없이 이어지다보니 어느덧 거제 지세포항이다. 거제도는 오랜만이다. 갈치나 한치 낚시 아니면 멀어서 이곳을 찾기란 쉽지않다. 거제 마리너호 앞에서 승선명부를 작성하고, 챙겨오지 못한 채비까지 구매해 배에 승선했다.
◆수심감지 액정이 있는 릴이 좋아
먼거리를 달려왔지만 지세포구에서 낚시하는 곳까지 배로 이동하는 시간도 녹록치 않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리기에 쪽잠을 청하려 함께한 일행과 선실에 들어갔지만, 잠은 오지않고 한치 낚시 방법에 대한 서로의 얘기만 오고갔다.
한치 낚시를 가려면 한치 낚싯대와 릴등 기본적인 장비가 있어야 한다. 낚싯대는 시중에 국산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일본산 제품이나 외국 제품에 비해 품질이 월등히 우수하고, 가격도 10만원 아래에서 구입 할 정도의 제품도 많이 있다.
로드가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휘는 액션도 있고, 7:3 (7의 중간 부분은 뻣뻣하고 3의 초릿대 끝부분은 낭창거리는 휨새)의 액션이나 8:2의 액션 등 다양하게 출시돼 본인의 취향이나 낚시 방법에 따라 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 입문자나 초보자는 8:2의 액션을 가진 낚싯대를 선택하는 것을 권장한다. 손으로 입질을 받기도 하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자는 눈으로 초릿대 끝부분을 보고 입질을 파악하기 쉽기 때문이다.
릴은 수심을 알 수 있는 것을 권장한다. 한치는 바닥권에도 있지만 주로 수심 중간층에서 활동한다. 선장이 수심 몇 미터권에 채비를 내리라고 안내할 때, 수심계가 없다면 그곳에 내리기 어렵기에 수심감지 액정이 있는 릴을 사용하기를 권장하는 것이다. 한치어군이 있는 곳에, 채비를 내리지 못하면 옆 낚시인이 낚는 한치만 구경만 할 수도 있다.
채비는 본인이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시중의 낚시점이나 출조하는 선사사무실에서 간단하게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3단, 4단 등의 채비도 있지만, 2단 채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치를 낚아 끌어 올리는 과정에 줄의 꼬임도 있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줄을 태우는 낚시가 아닌 한 마리가 올라타면 바로 올리고 또 내리고 하는 낚시이기 때문에 2단 채비가 적당하다.
채비 중간 두 개의 핀 도래에 에기나 슷테를 달고, 아래에 있는 핀도래에는 '이카메탈' 버림봉돌 역할을 하는 것을 달아주면 간단하게 채비는 끝난다. 수년 전부터 한치는 '슷테'라는 루어를 사용해왔는데, 최근에는 '에기'도 반응을 잘해서 최근 2, 3년전부터 한치 에기도 많이 사용하는 추세이다.
◆반갑다 한치
일 년 여만의 한치 낚시. 첫 수가 나왔다. 반갑다 한치. 많은 분이 맛으로 즐기는 한치를, 낚시하는 사람은 손과 눈으로도 맛을 느낀다. 툭하며 채비에 올라타는 맛과 초릿대 끝이 바다로 쿡하고 쳐박히는 맛, 릴링할 때 한치의 묵직함이 주는 맛. 이 맛을 느끼려 이 먼 곳, 거제도까지 온 것이 아닌가?
한 배에 승선한 주변의 낚시인들에게도 연신 한치가 올라온다. 대구 동구에서 왔다는 김 형진 씨는 "한치 낚시를 매년 다니는데, 집에 있는 아내가 다른 낚시를 간다고 하면 인상을 쓰는데요, 갈치나 한치 낚시를 간다고 하면 배웅까지 해주네요.반찬거리 때문일까요? 아니면 자기 입맛에 맞아서 일까요? 저도 한치를 회로도 좋아하고 찜을 쪄서 먹는 것도 좋아하고 해서, 할 수 있으면 최대한 부지런하게 낚시합니다. 삼분 선생도 손맛 많이 보세요"하며 껄껄 웃는다.
대구에서 온 또다른 낚시인인 곽종대 씨는 "오늘 조황이 좋은 것 같습니다, 지금도 나오고 계속 나오는데요, 선장이 한치가 모여 있는 곳으로 배를 잘 흘려주는 것 같아요. 선장님을 잘 만나서 손 맛 제대로 봅니다. 쉬지 말고 계속 낚싯대를 흔들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옆 사람 보고 따라하고 있는데 계속 나오니 좋습니다."하며 흐뭇해한다. 이렇듯 한치는 다른 어종에 비해 인기 어종이다.
◆체력 안배와 안전이 우선
의외로 한치 낚시는 어렵지 않다. 선장이 수심 몇 미터 권에 한치 어군이 형성되어 있고, 몇 미터에 채비를 내리라고 하면 그대로 계기판을 보고 내리면 된다. 그대로 있어도 한치가 에기나 슷테에 올라타기는 하지만, 여기에 한치를 유혹하는 액션을 준다면 더 좋은 조과를 얻을수 있다.
액션은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낚싯대를 1m 정도를 부드럽게 들었다 내려서 기다리고, 두 번째 들고 있는 낚싯대를 잘게 '탈탈탈' 느낌으로 3~5초 정도 털어주고 기다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액션을 준 다음 기다리는 단계다. 1m를 들었다 놓는 행동만 반복하던지, 계속 털기만 한다면 한치가 올라탈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다. 행동을 취한 후 기다림의 시간을 충분히 준다면 조과가 좋을 것이다. 배 위의 사람들이 낚시하느라 분주한데 모두 얼굴표정이 밝아 보인다. 오늘 조황이 좋다는 것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인가 보다.
각자 가져온 아이스박스에 한치로 한가득 차 있는 것이 내 마음 까지 풍족함을 느낀다. 다른 낚시도 마찬가지겠지만, 한치 낚시도 언제나 즐거운 낚시를 하여야겠고, 특히 바다에서는 안전한 낚시가 우선이다. 한치 낚시는 특성상 초저녁에 시작해서 새벽까지 이루어짐으로 체력 안배와 건강, 안전을 지키며 낚시를 한다면 즐거운 낚시가 될 것이다.
FTV 한국낚시채널 제작 위원
㈜아피스 홍보이사 신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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