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우정기자의 스낵베이스볼] 도박·승부조작으로 '인생 병살타'

반복되는 스포츠계 그늘…삼성 레전드 투수 윤성환 구속, 돈 앞에 무너지는 스포츠정신
황태자의 몰락에 팬들 씁쓸함 커

거액의 도박과 승부조작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윤성환.
거액의 도박과 승부조작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윤성환.

'황태자의 몰락과 스포츠계의 그늘.'

삼성라이온즈의 17년 간 원 클럽맨이자 135승을 올린 레전드 투수로 박수를 받고 떠났어야 할 윤성환이 글러브가 아닌 수갑을 차고 경찰서에 나타난 모습은 야구 팬으로서 씁쓸함을 불러일으켰다.

윤성환은 지난 3일 거액의 도박을 한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승부조작을 약속한 뒤 돈을 받은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윤성환은 돈은 받았지만 불법 도박이나 승부조작을 실제로 행하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확정된 사실은 없다. 하지만 또다시 과거 승부조작 사태처럼 번지지 않을까 KBO는 경찰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로의 팀이 승부를 벌이는 스포츠계에서 도박과 함께 승부조작은 항상 한 켠의 어두운 그림자로 계속 붙어있었다.

프로야구의 창시격인 메이저리그에서도 100여 년 전인 1919년, 최초의 승부조작 사건이자 지금까지도 최악의 흑역사로 남아있는 '블랙삭스 스캔들'이 유명하다. 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신시내티 레즈와의 월드시리즈에서 도박사들의 검은 제안으로 화이트삭스 선수 8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했고 이 사실이 적발되면서 이들이 영구 제명되는 등 큰 파장을 낳았다.

KBO리그도 승부조작 관련 역사에서 깨끗하지만은 못했다. 1984년 전기리그 우승팀인 삼성이 후기리그 우승팀을 롯데자이언츠로 밀어줘 손쉽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잡고자 고의로 져주기 게임을 벌인 것은 논외로 하고서라도 말이다. (하지만 당시 롯데가 우승하면서 삼성이 비난까지 당하며 밀어붙였던 한국시리즈 우승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 승부조작 사태가 불거지면서 혐의가 밝혀진 당시 LG트윈스 소속이던 김성현과 박현준, NC다이노스 소속이었던 이태양이 영구 제명된 바 있다.

승부조작은 야구에만 국한되지 않아 축구, 농구 등은 물론 PC게임 '스타크래프트'로 급부상했었던 E스포츠에서도 벌어진곤 했다.

야구는 어떻게보면 승부조작을 벌이기 가장 힘든 스포츠다. 투수 한 명이 잘 던진다고 해서, 또는 타자 한명이 잘 친다고해서 승부의 결과를 마음대로 바꿀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첫회 고의 볼넷 등 변칙적인 플레이가 나오게 되고 그만큼 적발하기가 어렵기도하다. 결국은 선수 개개인의 양심과 스포츠정신이 중요하다. 더 이상 범죄에 얼룩진 스포츠계 소식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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