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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기몰이 성공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하지만 ‘절반의 성공’일 뿐

국민의힘 전당대회 바람이 거세다. 국민적 관심을 증명하듯 7일부터 8일까지 집계한 당원 모바일 투표율은 36.16%를 기록했다. 이는 모바일 투표가 도입된 2017년 25.2%, 2019년 25.4%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함께 9, 10일 진행하는 선거인단 대상 ARS 투표가 남았음을 고려할 때, 이번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이 50%가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민들의 이례적인 관심과 기록적인 투표율에 대해, 이준석 돌풍이라는 흥행 요소에 나경원, 주호영 후보 지지층의 결집, 모바일 투표 비중이 커진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뭘 해도 '관심 밖'에 머물기 일쑤였던 국민의힘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은 '피륙'을 짜는 데 필요한 '씨줄'과 '날줄' 중에 '씨줄'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젊은 후보들의 당권 도전과 돌풍, 과거와 선 긋기, 2030 유권자를 향한 관심, 외부에 대해 열린 태도 등이 '씨줄'이라면, 당의 비전과 가치, 일자리와 부동산 같은 현안에 대한 대책 등은 '날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날줄'에 대해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은 이렇다 할 비전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변화에 대한 기대는 심었지만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불투명한 것이다. 물론 현재 국민의힘 안에 유력한 대선 주자가 없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 당 밖 주자들과 관계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더라도 당 밖 유력 대선 주자에 대한 관심과 영입 의지가 제1야당 당 대표의 비전일 수는 없다.

대선 승리 견인은 당 대표의 중요한 임무다. 하지만 정권을 잡고 대한민국을 경영하고자 한다면, 자신들의 비전과 가치에 부합하는 인물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고자 한다면, 먼저 대한민국을 어떤 사회로 가꾸어 나가려는지 당의 입장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까지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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