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의 TK' 5선 주호영 3위…세대 교체 바람 거세질 듯

11일 국민의힘 全大 당 대표 경선 당원 투표서 16% 득표
이준석 37%·나경원 40%…더블 스코어 이상차 뒤져
대구경북 대표 인물 배출 못해…보수 최대주주 위상 약화
변화에 준비도 전혀 안돼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주호영 후보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주호영 후보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연합뉴스

15년 만에 대구경북(TK) 출신 보수정당 대표를 노리던 주호영 후보(대구 수성갑)가 3위에 그치며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약화된 TK 정치권의 역량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과 함께 이준석 체제 아래 지역 정치권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1일 발표된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결과에 따르면, 주 후보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 3위(16.82%), 일반시민 여론조사 3위(7.47%)를 각각 기록해 종합 3위(14.02%)로 낙선했다.

특히 주 후보는 TK가 약 30%를 차지하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나경원 후보(40.93%)와 이준석 후보(37.41%)에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뒤지는 충격패를 당했다.

5선의 TK 최다선 의원이자 직전 원내대표로서 2006년 강재섭 대표 이후 15년 만에 TK 당 대표에 도전했지만, 정작 고향에서 기대했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주 후보의 낙선이 갖는 의미가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가속화된 TK 정치력의 약화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주 후보의 참패를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돌풍은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이해하더라도 원외의 나경원 후보에게마저 크게 밀린 점은 보수정당 최대주주라는 TK가 지역을 대표할 만한 인물을 전혀 배출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대 정신론적 관점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채장수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에 변화의 바람이 찾아왔지만, TK는 준비도 안 돼 있고 인물도 없으니 당권에서 밀려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보수의 심장이라는 TK가 지역적 정체성과 보수주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현상은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K가 차기 지도부에서 밀려나고 이준석 신임 대표가 세대교체론을 강하게 주창함에 따라 지역 정치권에서도 변화와 쇄신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TK의 한 의원은 "TK 당원과 시도민이 이번에 과감한 선택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그런 측면에서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과감한 세대교체 요구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 부터), 이준석, 주호영 후보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 부터), 이준석, 주호영 후보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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