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막을 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숨은 승리자는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라는 평이 나온다. 당 대표 경선 내내 경쟁 후보로부터 '유승민계'라며 공정한 대선 관리에 의구심을 받아온 이준석 후보가 신임 대표에 당선된데 이어 청년최고위원에 선출된 김용태 후보 역시 바른정당과 새로운보수당을 거치면서 이른바 '유승민계'로 통하는 인물인 탓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당 전면에 서면서 유 전 의원에게 약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부친이 유 전 의원과 친구 사이로 과거 유 전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바 있다. 게다가 유 전 의원과 바른정당부터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까지 정치 역정을 함께 했다. 여기에 이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정병국 전 의원을 비롯해 유의동 의원, 이학재 전 의원 등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바른정당 출신이며 유 전 의원과도 친분이 두텁다.
정치권 관계자는 "불과 5년 전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내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이들이 '학살'에 가까운 공천 탈락을 겪은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며 "유 전 의원 자신이 직접 빛을 보는게 아니더라도 그와 뜻을 함께 했던 이들이 당에서 약진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반면 이 대표에게 찍힌 '유승민계'라는 낙인이 외려 유 전 의원에게 독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가 된 이상 보는 눈이 많아진 만큼 특정인을 돕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대표도 이를 알기에 경선 과정에서 "내가 대표 되면 최대 피해자는 유승민, 최대 수혜자는 안철수"라는 말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앞으로 이 대표 스스로 더욱 조심해서 행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장 '이 대표가 유의동 의원에게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중책을 맡길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해 유 의원이 '같은 유승민계라는 지적을 받기 싫다'며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홍철호 전 의원이나 이학재 전 의원도 당직을 거부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