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당 대표에 이준석 후보가 당선됐다. 우리 헌정 사상 처음으로 30대 원내 교섭단체 대표가 나온 것이다.
이준석 돌풍과 당 대표 당선의 바탕은 우선 본인의 능력이다. 그는 2011년 26세에 정치에 입문한 후 국회의원 선거에 3번 출마해 모두 낙선했지만, 논리적이고 직설적으로 입장을 드러내는 토론 실력으로 원외에 있으면서도 원내 정치인 이상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준석 돌풍의 근본적인 에너지는 정치, 특히 국민의힘의 변화를 바라는 대중의 열망이었다. 기존 국민의힘은 '경륜'과 '점잖음'을 내세웠지만 '낡은 정당' '꼰대 정당' 이미지가 강했다. 여기에 '편안함에 안주'하기까지 함으로써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고, 다가올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는 구심점이 되어 달라는 국민적 열망이 '돌풍'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후보의 당 대표 당선은 어제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에 대한 '포상'이 아니라, 내일에 대한 '요구'이자 '기대'다. 기대가 큰 만큼 과제도 많다. 먼저 너무나 젊은 당 대표이기에 오히려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는 당직 인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준석 돌풍' 속에 묻어 있는 다양한 '요청'들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지, 문 정부가 속수무책인 부동산, 일자리, 양극화, 청년 문제 등에 대해 어떤 대안을 내놓을 것인지 등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무엇보다 다가올 대선 후보 경선 과정을 얼마나 매끄럽게 관리하고, 대선 승리를 견인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과제다. 벌써 대선 과정에서 당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누구를 앉힐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첫 단추부터 힘든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경험과 경륜이 풍부한 당 대표들도 대선 정국에서는 갖가지 난관에 직면한다. 하물며 30대, 0선에, 유승민계라는 평가까지 받는 이 대표에게 더 많은 난관이 닥칠 것은 자명하다.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커져 국민의힘 분열 또는 야권 대선 후보 분열로 이어진다면 '젊은 당 대표'가 약이 아니라 독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는 비단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큰 불행이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고 한다. 이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인 '젊음과 패기' '토론 실력'이 비수가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모처럼 우리 정치에 불어온 새바람이 '생물학적 젊음' '생물학적 세대교체'를 넘어 진정한 정치 발전, 국가 발전, 국민 행복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