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스타트업 백서, 내일은 유니콘] <2> 쓰리아이

나만의 카메라맨 '피보'로 해외시장서 입지 굳혀
'디지털 트윈' 기술 기반 시설물 유지·관리 서비스도 출시
27개국 다양한 국적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글로벌 오피스'

정지욱 쓰리아이 대표가 자사의
정지욱 쓰리아이 대표가 자사의 '피보(Pivo)'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쓰리아이 제공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열풍 속에 다양한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개발해 성공가도를 달리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대구 동구에 본사를 둔 '쓰리아이(3i)'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아기유니콘(기업가치 100억원 이상)에 이름을 올리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유튜버 겨냥한 '피보'로 해외시장 진출

이 회사의 대표작은 스마트폰만으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인 '피보(Pivo)'다. 피보는 좌우 360도 회전이 가능한 하드웨어와 블루투스 기반으로 해당 기기를 제어하는 전용 앱으로 구성돼 있다. 안면, 사물 인식과 추적 기능이 탑재돼 카메라맨이 없어도 여러 각도에서 움직이는 대상을 촬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피보는 국내보다 해외에 먼저 출시된 제품으로, 이미 해외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지난 2018년 글로벌 최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시작으로 첫선을 보인 피보는 지난해 기준 170억원 이상의 수출액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엔 미국 온라인 애플스토어와 아마존 유럽에 입점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국내엔 지난 4월 출시됐다.

정지욱 쓰리아이 대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도전하고 싶은 20~30대가 주 고객층이다.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촬영해 자세를 분석하고 교정하려는 목적으로 이용하는 고객도 있다"며 "현재 삼성, KT 등 대기업과도 피보 판매에 대해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가상현실 기술로 시설물 유지‧관리까지

쓰리아이는 가상현실 분야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 지난 2019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용 시설물 관리 서비스 '비모(Beamo)'를 개발했다.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가상세계에 쌍둥이처럼 그대로 구현해 각각의 상호작용을 추적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쓰리아이의 비모는 별도의 스캐너 장비로 시설 내부 공간을 촬영한 뒤 이를 디지털 복사본으로 만드는 기술로 시설물의 현재 상태 분석은 물론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쓰리아이 측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기존 시설물 관리 서비스와 달리 전문가가 따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쉽다는 장점이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모든 미디어의 흐름이 기존의 사진, 동영상 중심에서 3D 및 가상현실로 옮겨가는 추세다. 비모는 2025년까지 70조의 시장으로 성장하게 될 시설물 관리 시장의 10% 점유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의 원천은 '다양성 존중'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한 쓰리아이에는 독특한 기업 문화가 있다. 바로 다양한 나라 출신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글로벌 오피스'다. 현재 쓰리아이 대구본사와 서울,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 지사에는 미국, 호주,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27개국의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70여 명의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인재 채용에 있어 나이, 성별, 학벌, 종교, 국적 등으로 차별을 두지 않는다. 또한 직급과 호칭 대신 이름을 부르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등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갖췄다.

정 대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인재 등용이 중요하다. 이들을 모시는 데 국적이나 문화가 장벽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세계 각국에서 모인 인재들과 함께 세상을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글로벌 조직 문화를 세우는 게 먼저였다"고 설명했다.

설립된 지 채 5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쓰리아이가 보여주는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올해 기준 직원 수(135명)는 전년 대비 45% 늘었고 지난해 매출액은 178억원으로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는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정지욱 대표는 "최근 피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대구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하는 중"이라며 "대구 최초의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니콘(Unicorn) 기업=미국의 우버, 중국의 샤오미, 한국의 쿠팡 등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 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스타트업 기업이 상장하기도 전에 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이 되는 것은 마치 유니콘처럼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우리 정부는 예비유니콘(기업가치 1천억원 이상), 아기유니콘(기업가치 100억원 이상)을 선정해 K-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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