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1시쯤 대구 중구 교동 귀금속 거리. 주말이면 점포마다 손님이 넘쳤던 이곳은 썰렁한 분위기였다. 손님이 없어 텅빈 가게 점주들은 멍하니 앉아있거나 휴대전화를 만지다가 드문드문 들어오는 손님에 황급히 일어나기도 했다. 인근 2~3곳의 가게에는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나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기도 했다.
귀금속 가게 사장 A(44) 씨는 "임대료 감당이 안 돼 지난해부터 문을 닫은 가게들이 수두룩하다. 코로나로 매출 회복이 안 되고 있어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문만 열어놓고 있다. 결혼 예물 손님은 아예 없고 커플링, 목걸이 종류만 간간이 나간다"고 했다.
교동 귀금속 거리가 활기를 잃고 있다. 코로나19로 휘청거렸던 매출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매출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결혼 예물도 찾는 손님이 적다.
판매원 B(50) 씨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보다 지금이 더 최악의 상황이다. 매출은 코로나 이전보다 50%도 회복이 안된 상태다. 상황이 괜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불투명해지자 손님들이 지갑을 안 연다. 임대료가 저렴한 백화점 형식의 가게는 꽤 버티는가 싶었는데, 얼마 전 한 곳에서 확진자가 나와 손님이 더 줄었다"고 했다.
게다가 최근 금 시세가 오르면서 타격은 더 심해졌다. 그나마 금값이 저렴했던 지난 3월 말엔 손님이 꽤 있었지만 5월 중순부터 금값이 9.83%가량 뛰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것이다.
결혼 예물을 간소화하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특성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이들이 예물을 아예 구입하지 않거나 백화점 명품관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주얼리 가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예물'이 전혀 팔리지 않는 것이다.
예물 전문업체 사장 C(53) 씨는 "예물은 대부분 단골손님이 구매한다. 대를 이어 한 가게에서 계속 예물을 맞추는 것인데, 이제 이마저도 끊겼다. 예물은 고가이기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찾는 사람이 아예 없거나 많아도 하루에 1~2팀뿐이다. 명품으로 대신해야겠다며 둘러보다 떠나는 고객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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