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사장 vs 총장' 싸움에 대구대 "등골 터진다"

이사장, 총장에 동반 사퇴 거듭 요구…총장 “동반 사퇴 NO”
2주 동안 날 선 공방 계속되자 "내년 입시 악영향 미칠라" 비판

대구대 전경. 대구대 제공
대구대 전경. 대구대 제공

대구대가 재단 이사회와 총장 간 갈등으로 학내 내홍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재단 이사장과 총장은 동반 자진 사퇴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며 끊임없이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어 대학 구성원의 우려가 크다.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회는 최근 김상호 총장에게 대구대의 조기 안정을 위해서 '이사장·총장 동반 퇴진'을 제시했지만, 김 총장은 이를 거부했다.

박윤흔 대구대 영광학원 이사장은 전격 사퇴했다. 박 이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김상호 총장에 대한 불편함을 내비치며 동반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김 총장은 여전히 사퇴 의사가 없다.

김 총장은 14일 "지난 6일 이사회 측이 이사장과 총장의 동반 퇴진을 전제로 총장 해임을 취소하고 총장의 요구조건을 들어주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했다"면서 "이사장 퇴진은 이사회 스스로 결정할 문제여서 협상 조건이 될 수 없다며 사실상 동반 퇴진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이사장은 "그간 김 총장은 학교법인과 끊임없이 충돌, 이사회 안건처리에 지극히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반발했다. 원만한 관계 형성과 소통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며 "김 총장의 의사와 관계 없이 이사장직을 내려놓겠다. 김 총장이 총장직을 사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고 했다.

김 총장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총장은 "동반 사퇴는 없다.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할 때다. 일일이 대응하고 반박하면 시끄러워질 뿐"이라면서 "그간 우리 대학의 발전을 이끌어온 건 대학의 경영을 독점하고 대학을 사유화하려는 소수의 패권집단이 아니라, 주인의식으로 자존감이 높았던 우리 구성원들이었다"며 법인을 공개적으로 견제했다.

법인 이사회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았던 김 총장은 해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항고심 소송을 통해 지난 2일 총장직에 복귀했으며, 앞으로 대외 행보를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데다 김 총장 복귀 후 2주간 숨가쁜 공방이 이어지면서 대학 구성원들의 피로는 극에 달했다.

대구대 관계자는 "이사장과 총장의 거취 문제 만큼 구성원들의 관심이 높은 총장 선출제도 역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이달부터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내년도 학생 모집 경쟁에 뛰어드는 중요한 시기인데 이사장과 총장 간 갈등이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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