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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 '대구포럼 1-시를 위한 놀이터'전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 '대구포럼 I-시를 위한 놀이터' 전시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개관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을 위한 발굴 기획전인 '대구포럼'을 신설한 대구미술관은 그 서막으로 '대구포럼Ⅰ-시를 위한 놀이터'를 열었다.

대구미술관의 대구포럼은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1974~1979)의 역사적 순간을 떠올리고 새로운 세상을 향한 아방가르드들의 실험정신을 계승하고, 동시대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과 이슈를 만들어 매년 국제적 수준의 전시를 선보이기 위해 마련됐다.

첫 전시가 된 이번 '대구포럼Ⅰ'은 국내외 작가 8인의 작품을 통한 예술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마치 시인이 언어로 이미지를 직조하듯 예술가는 물감, 흙, 영상, 빛, TV로 하나의 물성을 가진 언어를 만들어 낸다. 이에 예술가의 정신적 창작행위와 그것이 발현되는 장소로서의 미술관의 가능성에 창안해 제목 또한 '시를 위한 놀이터'로 잡았다.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라 말한 백남준은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달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텔레비전에 비유해 시간을 초월한 상상력을 펼쳤고, 박현기는 우리의 감각과 지각이 공간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느끼도록 유도했다.

이강소는 신체의 움직임과 필력, 재료와 상태 및 이를 둘러싼 총체적 환경이 만든 작품을 통해 우연히 나타난 현상과 단순한 획이 일으킨 순간의 미묘한 결과에 주목했고, 이정은 현대인의 감성을 네온사인으로 표현했다.

조국 이라크를 떠나 그리스에 정착한 쿠르드 난민 히와 케이(Hiwa K)는 자신의 처지를 길가메시(인류 최초의 서사시로 알려진 길가메시 서사사의 주인공)에 비유해 인간 실존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졌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 베를린에 정착한 동독 작가 비아 레반 도프스키는 종교와 이념의 관계를 다루었고, 캄보디아 작가 크베이 삼낭은 땅과 종족의 본질적인 연결고리를 원시적 풍경 속에서 섬세한 신체의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일본 1세대 대지 미술가 오쿠보 에이지는 마음의 친구 박현기와 20여 년 만에 작품을 통해 조우하며 능동적 형식의 명상이 깃들어 있는 '걷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 8명의 작가들은 각자의 작품을 통해 새로움에 대한 저항과 모험,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은유와 유머를 섞어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전시는 9월 26일(일)까지. 053)803-7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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