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

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 문정훈 글·장준우 사진/ 상상출판 펴냄

TV의 세계 각국 여행 프로그램에서 가장 부러운 장면 중 하나는 출연자가 그 지방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음식은 '핀초스'(Pintxos)다. 핀초스는 빵 위에 다양한 음식을 올려 이쑤시개로 고정한 '곁들이 음식'으로, 그 종류만도 수백 가지이며 맥주나 와인과 함께 먹는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역 음식이다.

책은 식품의 가치를 발굴하고 전달하는 농대교수가 쓴 스페인 시골 농부의 삶과 식품에 관한 음식에세이로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동행한 셰프는 사진을 맡았다.

멸종위기에 처했던 바스크 재래돼지를 복원하고 그 재료로 구성한 12가지 코스요리에서는 마지막 디저트를 빼곤 모두 바스크 재래돼지가 요리의 주재료였다. 그럼에도 저자는 배가 찢어질 듯 불렀는데도 또 먹었다고 한다. 너무 맛있어서.

본격적으로 책 속으로 들어가면, 1부는 북스페인 바스크, 깐따브리아, 아스투리아스를 중심으로 스페인 시골의 속살을 훑어간다. 음식문화를 알면 그 나라가 보이는 법이다. 하루 3끼를 먹는 우리나라와 달리 스페인은 대개 하루 5끼를 먹는다. 이런 식문화의 영향으로 밤이면 대부분의 활동이 종료되는 다른 유럽국과 달리 스페인은 특히 밤문화가 발달했음을 보여준다.

2부는 여행이란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자 사람을 만나러 가는 과정임을 설파한다. 현지인들과의 만남에서 스페인 사람들은 무엇을 선택하고 또 무엇을 포기하는가를 통해 그들이 추구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식문화를 만날 수 있다.

3부는 무어인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안달루시아의 색깔을 보여준다. 이베리코 돼지와 하몬, 오렌지 와인, 올리브 오일 등 좀 더 구체적인 탐구가 이뤄지면서 몰랐던 정보들에 대해 쉽게 풀어줌으로써 음식에 관한 유용한 팁을 제공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때론 열정적이고 때론 여유로운 듯 투박하기도 한 스페인들에게 정감이 간다. 304쪽, 1만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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