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 사는 A씨는 한달째 기침으로 애를 먹고 있다. 기침을 한 번 하면 잘 멈추지 않아 가래를 수십 번 쏟아낸다. 목이 건조하거나 고열에 시달려 선잠을 자기도 한다. 참다 못해 병원에 찾아간 그는 결핵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결핵 환자가 예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결핵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오랜 기간 방치하기 쉬워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결핵환자 현황과 집단시설에서 접촉자 조사 결과를 분석한 '2020년 결핵 역학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결핵환자가 두드러지게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결핵 전체환자는 2만5천350명(신규 환자 포함)으로 집계됐다. 2019년 결핵환자 3만304명보다 약 16.3% 감소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단시설의 감염이 대폭 줄었다. 최근 환자 감소율은 2017년 1.2%→ 2018년 8.8%→ 2019년 4.2%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0.1%로 높아졌다.
지역별 인구 대비 환자 비율은 ▷전남(73.2%) ▷경북(71.4%) ▷강원(68.7%) ▷충남(60.7%) ▷전북(57.8%) 순으로 높았다. 대구(50.1%)는 17개 시·도 중 평균(약 51%) 수준이었다.
시설별로는 학교에서 전년 대비 결핵 환자가 27% 줄었고 의료기관에서 12.2%, 사회복지시설은 12%, 직장은 5.5% 줄었다.
잠복결핵 감염 환자는 50대와 60대, 40대 순으로 많게 나타났다. 잠복결핵은 몸속에 들어온 결핵균이 활동하지 않아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다. 이들 중 약 90%는 평생 발병하지 않기도 한다.
결핵은 직접접촉이나 비말로 감염되는 코로나19와는 달리 공기 중의 균으로 감염된다. 결핵 환자의 비말을 통해 결핵균이 공기 중에 나오는데, 이 결핵균을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폐까지 도달해 발병한다.
결핵은 초기에 기침 외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결핵일 가능성이 높다.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이나 호흡곤란과 가슴통증, 발열, 체중감소 등도 나타난다.
지난 3월 경북 포항시의회 의원 1명이 결핵에 감염돼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다행히 사적모임 자제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방역수칙이 지켜지면서 결핵 추가 감염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웹툰 '마음의 소리'의 조석 작가 역시 결핵 확진 소식을 전하며 "피로, 스트레스도 있지만 흡연이 가장 문제였을 것"이라며 "담배 오래 피우지 마시고 금연하시라"고 권하기도 했다.
대한결핵협회 대구경북지부 관계자는 "해마다 1천600명 정도가 결핵으로 사망하다보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6개월가량 치료약을 매일 복용해야 하는데, 중간에 포기하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치료가 더 오래 걸리는 다제내성 결핵으로 악화된다"고 했다.
송정흡 칠곡경북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잠복결핵의 경우 평소에 증상이 없다가 몸이 약해지면 갑자기 발병하기도 한다"며 "호흡기 질환은 전파 경로가 비슷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거리두기 등 개인 위생을 준수하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 예방 수칙은 결핵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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