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에 '제로금리' 종언을 시사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크게 출렁였다. 금융 전문가들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를 고려할 때 '금리 회복 출구전략'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17일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2원 뛴 1천130.4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0일 이후 4주 만에 1천130원대로 오른 것이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8원 뛴 1천132.0원에 개장해 1천127∼1천132원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이는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일찍 초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돌아서려는 조짐이 나타난 영향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0~0.25%로 동결했다.
연준이 회의 후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위원 18명 중 11명이 오는 2023년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13명이 조기 인상론에 손을 들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 3월 회의에서는 18명 중 7명만 '2023년이 끝나기 전 한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으나 3개월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아울러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문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테이퍼링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취할 수 있는 조치다.
이런 영향에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가 91.103으로 0.63% 뛰는 등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환율에 비해 국내 주식시장은 비교적 변동폭이 작았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까지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뒤 이날 13.72포인트(0.42%) 내린 3,264.96에 마치면서 엿새 만에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2개월만에 1,000선을 회복한 1,003.72로 마감해 강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닷새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금융 전문가들은 저금리 종식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계와 기업은 초저금리 시대에 대폭 늘어난 부채를 정리하고, 정부도 자본 유출에 대비해 외환 보유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조만간 국내 통화정책이 기존 완화적이던 데서 긴축적으로 전환할 때가 왔다. 부채의 거품을 빼고 내실을 다져야만 이자 폭탄 등 후유증을 피할 수 있다"면서 "정부도 대통령 선거 국면과 맞물려 재정을 방만히 운용하지 않도록 자제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