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변사사건심의위원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손 씨 유족의 반발과 국민적 관심 속에 장기화했던 이번 수사가 실종 당시 동석자였던 친구 A씨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변사사건심의위 개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훈령 규칙으로 지난 2019년 3월부터 시행된 변사사건심의위는 아직까지 실제 개최된 사례가 없다. 만약 손 씨 사건을 놓고 변사사건심의위원회가 개최되면 최초가 된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오후 "대학생 변사사건과 관련해 변사사건 처리규칙에 따라 변사사건심의위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선 경찰서의 변사사건심의위는 ▷변사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수사 결과에 유족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이밖에 경찰서장이 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개최하게 된다.
위원장 1명을 포함해 경찰 내부 위원 3~4명, 외부 위원 1~2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변사사건 책임자가 맡고, 내부 위원은 경찰서 소속 수사부서 계장 중 경찰서장이 지명한다. 외부 위원은 법의학자·변호사 등 변사사건 전문성을 지닌 사람 중 경찰서장이 위촉한다.
변사사건심의위는 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해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수사 종결' 또는 '보강 수사' 여부를 의결하게 된다. 보강 수사를 의결할 경우 경찰은 1개월 내 재수사해 지방경찰청 변사사건심의위에 재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손 씨 사망 직전 옆에 있었던 친구 A씨에 대해 혐의점을 찾지 못했음에도 일부 시민들의 반발과 진실규명 요구가 이어지자 경찰 입장에서도 변사사건심의위 개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앞서 ▷손 씨 실종 당일 행적 ▷친구 A씨 휴대전화 습득경위 ▷손 씨의 사라진 신발 수색 등 3가지 갈래로 막바지 수사를 진행해 왔다. 특히 경찰은 신발이 손 씨의 사망 경위를 밝히는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이어왔으나, 끝내 이를 발견하지 못한 채 최근 60여일 만에 작업을 종료했다.
아울러 A씨 휴대폰 습득과 관련해 경찰은 전화를 발견한 환경미화원을 상대로 최면조사까지 했으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휴대전화 포렌식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며 손 씨와 A씨가 다퉜다고 볼만한 정황도 없었다. 유전자·지문·혈흔감정에서도 A씨의 범죄 혐의점은 나오지 않았다.
![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고 손정민 씨 추모현장. 고 손정민씨 친구 A씨의 휴대전화에서 혈흔 반응이 검출되지 않으면서 사건이](https://www.imaeil.com/photos/2021/06/17/2021061721175432604_l.jpg)
손 씨의 당일 행적과 관련해선, 경찰은 손 씨와 친구 A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난 4월25일 오전 3시37분 이후 행적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았다. A씨는 그날 오전 4시27분쯤 한강 경사면에 혼자 누워있던 장면이 목격됐으나 오전 3시37분 이후 손 씨를 봤다는 목격자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낚시를 하던 일행 7명이 오전 4시40분쯤 신원불상 남성이 한강에 입수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을 바탕으로 이 남성의 신원 파악에도 힘써왔다. 지난 24~25일 실종된 성인 남성 63명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6명 모두 생존 상태로 확인된 바 있다.
손 씨의 사망 이후 한 달여가 넘는 기간 수사를 벌여온 경찰이 A씨의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번 사건은 '사고사'로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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