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강 정민이 사건 변사사건심의위 개최될까? 여론 뭇매에 경찰 '고심 중'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 앞에서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반진사) 회원들이 손 씨 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와 동석자 A씨에 대한 피의자 전환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 참석자들은 한강공원 사건 전면 재조사 요구와 동석했던 A씨에 대한 피의자 전환을 주장하며 관련 내용이 담긴 탄원서를 서초서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 앞에서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반진사) 회원들이 손 씨 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와 동석자 A씨에 대한 피의자 전환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 참석자들은 한강공원 사건 전면 재조사 요구와 동석했던 A씨에 대한 피의자 전환을 주장하며 관련 내용이 담긴 탄원서를 서초서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변사사건심의위원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손 씨 유족의 반발과 국민적 관심 속에 장기화했던 이번 수사가 실종 당시 동석자였던 친구 A씨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변사사건심의위 개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훈령 규칙으로 지난 2019년 3월부터 시행된 변사사건심의위는 아직까지 실제 개최된 사례가 없다. 만약 손 씨 사건을 놓고 변사사건심의위원회가 개최되면 최초가 된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오후 "대학생 변사사건과 관련해 변사사건 처리규칙에 따라 변사사건심의위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선 경찰서의 변사사건심의위는 ▷변사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수사 결과에 유족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이밖에 경찰서장이 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개최하게 된다.

위원장 1명을 포함해 경찰 내부 위원 3~4명, 외부 위원 1~2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변사사건 책임자가 맡고, 내부 위원은 경찰서 소속 수사부서 계장 중 경찰서장이 지명한다. 외부 위원은 법의학자·변호사 등 변사사건 전문성을 지닌 사람 중 경찰서장이 위촉한다.

변사사건심의위는 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해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수사 종결' 또는 '보강 수사' 여부를 의결하게 된다. 보강 수사를 의결할 경우 경찰은 1개월 내 재수사해 지방경찰청 변사사건심의위에 재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손 씨 사망 직전 옆에 있었던 친구 A씨에 대해 혐의점을 찾지 못했음에도 일부 시민들의 반발과 진실규명 요구가 이어지자 경찰 입장에서도 변사사건심의위 개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앞서 ▷손 씨 실종 당일 행적 ▷친구 A씨 휴대전화 습득경위 ▷손 씨의 사라진 신발 수색 등 3가지 갈래로 막바지 수사를 진행해 왔다. 특히 경찰은 신발이 손 씨의 사망 경위를 밝히는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이어왔으나, 끝내 이를 발견하지 못한 채 최근 60여일 만에 작업을 종료했다.

아울러 A씨 휴대폰 습득과 관련해 경찰은 전화를 발견한 환경미화원을 상대로 최면조사까지 했으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휴대전화 포렌식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며 손 씨와 A씨가 다퉜다고 볼만한 정황도 없었다. 유전자·지문·혈흔감정에서도 A씨의 범죄 혐의점은 나오지 않았다.

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고 손정민 씨 추모현장. 고 손정민씨 친구 A씨의 휴대전화에서 혈흔 반응이 검출되지 않으면서 사건이
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고 손정민 씨 추모현장. 고 손정민씨 친구 A씨의 휴대전화에서 혈흔 반응이 검출되지 않으면서 사건이 '사고사'로 종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지난달 30일 발견된 A씨 휴대전화에서 혈흔 반응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았다. 연합뉴스

손 씨의 당일 행적과 관련해선, 경찰은 손 씨와 친구 A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난 4월25일 오전 3시37분 이후 행적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았다. A씨는 그날 오전 4시27분쯤 한강 경사면에 혼자 누워있던 장면이 목격됐으나 오전 3시37분 이후 손 씨를 봤다는 목격자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낚시를 하던 일행 7명이 오전 4시40분쯤 신원불상 남성이 한강에 입수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을 바탕으로 이 남성의 신원 파악에도 힘써왔다. 지난 24~25일 실종된 성인 남성 63명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6명 모두 생존 상태로 확인된 바 있다.

손 씨의 사망 이후 한 달여가 넘는 기간 수사를 벌여온 경찰이 A씨의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번 사건은 '사고사'로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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