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속보] 메르켈 "80년전 나치가 구소련 침공, 독일에게 수치스러운날 고개 숙인다"

동유럽지역 2천만명 사망…나치 독일의 잔혹 범죄 자인
피해자의 희생 잊어선 안돼… 책임은 독일의 빚으로 남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화상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화상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9일(현지시간) "곧 나치 독일이 구 소련을 침공한지 80년째 되는 날을 맞는다"며 "독일인에게 이날은 수치스러운 날로, 생존자들에게 겸허히 고개를 숙인다"고 사죄했다.

아돌프 히틀러는 1941년 6월 22일 300만 명의 독일군을 앞세워 소련을 침공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해 연안 제국 등 구소련 지역에서 2천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메르켈 총리는 설명했다. 독일이 일으킨 이 전쟁은 나치 독일의 패망 원인이 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대국민 팟캐스트에서 "독일인에게 있어 이날은 수치심을 느끼는 계기"라면서 "인정사정없는 침공과 침공지역에서 가한 끔찍한 일들에 대한 수치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겸허하게 몇 남지 않은 생존자들에게 고개를 숙인다"면서 "그리고 우리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어준 많은 이들에게 깊이 감사한다. 독일이 그들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이는 기적에 가깝다"고 고백했다.

그는 "우리는 또 구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이 1990년 독일의 통일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최근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시민사회의 개입이 제한적이거나 불가능하게 된 점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로운 시위자들과 불만스러운 야당이 차단된다면, 우리의 관계에 매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독일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으로 국제법을 위반하고, 유럽의 전후 질서를 불확실하게 하는 점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면서도 러시아와 대화가 필요하다며 양국은 역사·사회·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고,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독일은 나치 독일의 범죄에 따른 변함없는 책임을 스스로 인정한다"면서 "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야 한다. 잊어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가 수백만 명의 희생자와 후손들에게 진 빚"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책임감에서 평화와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우리의 의무가 비롯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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