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표현한 음악을 들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드뷔시의 '기쁨의 섬'은 사랑의 기쁨을 표현한 곳이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연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몽환적이기도 하면서 마술과도 같은 멜로디를 지닌 이 곡에 대한 뒷이야기를 듣고 나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드뷔시는 어릴 적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그래서 그런지 사랑에 굶주린 그는 카사노바도 울고 갈 만큼 여성편력이 심했다. 드뷔시는 약혼까지 한 가수 테레즈와 자살을 시도한 가브리엘을 뒤로 하고 로잘리와 결혼한다.
드뷔시는 결혼 후에도 바람기를 버리지 못했다. 그의 화려한 여성 편력에 마침표를 찍은 여인은 엠마였다. 엠마는 바람둥이 드뷔시를 완전히 사로잡아 버렸다. 공교롭게도 엠마는 드뷔시의 선배 작곡가 포레의 연인이기도 했다. 둘은 가정이 있었지만 불꽃 같은 사랑에 빠졌다. 드뷔시는 엠마와의 사랑을 자양분 삼아 창작 의욕을 불태웠는데, 엠마와 사랑의 환희를 표현한 곡이 바로 '기쁨의 섬'이다.
기쁨의 섬은 바로 '시테르 섬'을 가리킨다. 이 곡에는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장 앙투안 와토의 작품 '시테르 섬으로의 순례'에서 받은 영감도 녹아 있다. 이 섬은 사랑의 신 비너스가 살았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애인과의 사랑을 통해 느낀 기쁨과 시테르 섬에 대한 명화를 보고 영감을 받아 쓴 곡이 바로 '기쁨의 섬'이다. 애인과의 도피로 둘만의 여행을 떠나온 드뷔시가 기쁨의 섬에 있는 상태라 생각해 작곡한 것이다.
이 곡은 평화로운 느낌보다는 화려하며 관능적인 느낌이 강하다. 찬란하게 부서지는 햇살과 파도 속에서 밀회를 즐기는 연인의 속삭임이 건반 위로 어지럽게 펼쳐진다. 선율은 밝고 화사하면서도 농염하다. 달콤하고 애틋하다기보다는 마법에 걸린 금단의 사랑이라는 느낌을 준다. 사랑 때문에 자아를 잃은 듯한 드뷔시의 열정이 빠르게 전개된다. 환상적인 선율과 바다의 풍경, 사랑을 주제로 한 피아노의 기교를 최대한 발휘하고 묘사했으며, 사랑의 기쁨과 환희를 표현했다. 워낙 피아노 기교가 화려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듣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이 곡은 이후 지휘자 몰리나리가 관현악곡으로 편곡했다.
드뷔시와 엠마는 결국 결혼해 딸까지 낳았다. 드뷔시는 아이를 위해 피아노 모음곡 '어린이의 세계'를 작곡했다. 흐뭇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시선이 느껴지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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