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중국 국가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의 부부장(차관급)인 둥징웨이(57·사진)가 미국으로 망명했다는 '핵폭탄급' 뉴스가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둥징웨이의 미국 망명설이 사실일 경우, 단지 '역대 최고위급 중국 공직자가 망명했다'는 것을 넘어 미·중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중국 공산당을 강력하게 압박할 수 있는 '핵폭탄급 정보'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암시하는 만큼 향후 그 파장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중국의 '스파이 활동'을 총괄하는 둥징웨이 국가안보국 부부장이 '급박하게' 미국으로 망명한 것이 아니라, 상당한 준비 기간을 거쳐 망명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그가 미국으로 넘길 '정보의 질과 양'은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파괴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미국은 CIA 등 16개 정보기관들이 서로 독자적으로 활동을 하며 정보와 권력의 균형을 이루는 반면에, 중국은 전체주의적 특성상 '국가안보국'이 모든 정보(스파이) 활동의 정점에 있다. 둥징웨이의 중국 공산당 내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인텔리전스 온라인' 사이트는 지난 2015년 '둥징웨이가 중국 허베이성 국가안전청장 시절 시진핑 주석의 경호 요원 육성을 책임질 정도로 (시지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계가 밀접한 인물'이라고 보도했었다.
▶둥징웨이 부부장은 '진짜' 미국으로 망명했을까?
현재 둥징웨이 중국 국가안보국 부부장의 망명설에 대해 미국과 중국 모두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둥징웨이 망명설의 첫 진원지는 중국 외교관으로 있다가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망명해 미국에서 친(親)민주주의 활동을 하고 있는 한리안 챠오 박사로 알려졌다.
챠오 박사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둥징웨이가 지난해 4월 낙마한 쑨리쥔 전 공안부 부부장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도주했으며 지금까지 미국으로 망명한 최고위급이다. 그가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의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어 바이든 정부의 시각을 바꾸었다. 알래스카 회담에서 논쟁의 초점은 둥징웨이 송환 요구였으며 이는 국무장관 블링컨에게 거절 당했다"는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메시지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사실이라면 커다란 폭탄"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침묵' 하고 있다. 다만 18일 중국의 사법·공안 기구를 총괄하는 중앙정법위가 SNS를 통해 "둥징웨이 국가안보국 부부장이 간접 척결 간담회를 소집해 사회를 봤다"고 미국 망명설을 부인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정법위 공식 SNS 장안검(長安劍)은 "최근 해외 정보기구의 침투와 비밀 절취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간첩을 잡아내고 '잠복간첩(內奸·내간)'과 '배후 돈줄'을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번 좌담회는 올해 4월 26일 발표된 '반(反) 간첩 안전 방범 공작 규정'에 대한 내부 학습을 겸한 활동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동정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후 전국에 방송된 CCTV(중국중앙방송) 메인뉴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의 비밀을 지키고, 영원히 당을 배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입당 선서문을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원 등 중국 공산당 지도부 앞에서 선창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최근 한 달여 동안 대외 활동이 없었던 왕치산(73) 중국 국가부주석까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선창에 따라 "당의 비밀을 지키고, 영원히 당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선서문을 복창했다는 점이다.
중국 당국의 이같은 행동은 '둥징웨이 망명설'을 잠재우기는 커녕 오히려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둥징웨이가 회의를 주재하는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황제에 버금가는 권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시진핑 주석이 중국 공산당 핵심 지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의 비밀을 지키고, 영원히 당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공산당 입당 선서문을 선창하는 장면을 전 인민이 지켜보도록 CCTV를 통해 공개했기 때문이다.
'둥징웨이 미국 망명설'의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19일 미국의 에포크타임스, 영국의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일제히 '올해 2월 중순 둥징웨이 부부장이 딸 등과 함께 미국에 도착해 DIA(미 국방정보국) 측에 연락해 망명 의사를 밝혔고, 현재 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취지의 설(說)을 보도했다.
20일에는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솔로몬 웨 선임위원이 트위터를 통해 "미 국방정보국 DIA가 둥징웨이 부부장을 보호하고 있지 않다면 위원직을 사임하겠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중국 기원설 재검토? G7+4 정상회담? 나토(NATO) 정상회의? 미·러 정상회담?…북핵과 한반도?, 친중(親中) 문재인 정권은?
둥징웨이 중국 국가안보국 부부장의 미국 망명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를 중국 정부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둥징웨이 부부장이 직접 공개 석상에 나와 "나, 여기 있습니다!"하면 '끝'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우회적인 방법'으로 둥징웨이의 미국 망명설을 부인하고,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지도부는 '이상한 행동'으로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을 뿐이다. 둥징웨이 부부장의 신변에 이상이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이제 합리적 추론과 국제 정세에 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둥징웨이 부부장이고 '미국 망명'을 결심했다면, 당연히 '미국 정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중요한 정보를 최대한 챙겨 미국 측으로부터 최대한의 신변 보호와 생활 보장을 받으려 할 것'이다.
첫 번째로 손꼽히는 것이 전 세계를 고통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의 발생·기원에 관한 정보'이다. 두 번째로는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공산당 수뇌부에 대한 '개인적 정보'일 수 있고, 중국 공산당의 미국 내 스파이 활동에 대한 자료일 수도 있다.
또 미·중 패권 경쟁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대만이나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 관련 자료, 특히 북핵과 문재인 정권을 비롯한 한반도 관련 자료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때문에 둥징웨이 정보의 질과 양에 따라 미국의 세계 전략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올해 초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친중(親中) 성향으로 분석됐던 민주당의 백악관은 기존의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고, 중국을 옹호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던 세계보건기구(WHO)조차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은 엄연한 팩트(사실)이다.
따라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둥징웨이 부부장이 망명하면서 공개한 자료가 코로나19에 대한 미국 정부와 백악관. WHO 등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G7+4 정상회의' '나토(NATO) 정상회담' '미·러 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지며, '외교적' '대(對) 중국 포위 및 고립'이라는 목표를 거의 다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각오(?) 하면서 중국편을 들었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러시아마저 중국 쪽에서 미국 편으로 '살짝' 걸음을 옮기는 모양새이다. 나토(NATO) 대신 '유럽군'을 창설하자던 독일과 프랑스는 '나토의 전략적 대상으로 구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와 함께 중국을 지목'하는 데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과연 이 모든 것을 외교관 출신으로 외교 능력이 뛰어나다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개인기' 덕분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혹시 둥징웨이 부부장이 제공한 '광범위한 1급·특급 정보들'이 세계 각 국 지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을 제공하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둥징웨이 망명설의 진위는 상당 기간 모호한 상태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중국 정부 어느 곳에서도 섣불리 '확답'을 해주기 어려운 탓이다. 이런 상황은 또한 '둥징웨이 망명설'이 사실에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둥징웨이의 정보 가운데 북핵과 한반도 관련 자료가 포함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주권자인 한국인이 대통령 선거 등 국내 정세 뿐만 아니라, 국제 정치와 뉴스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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