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대선주자가 우후죽순 난립한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연기 여부를 두고 자중지란에 빠지고 있다. 주자들은 물론 의원들도 경선 연기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당내 세 대결 양상까지 보인다.
민주당은 22일 의원총회를 열고 예정대로 오는 9월에 대선 후보를 선출할지 아니면 2개월 늦춰 11월에 선출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주자는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이광재 의원, 최문순 강원도지사·양승조 충남도지사 등 6명이다.
이들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경선 흥행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집단면역 형성에 따른 대면 집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11월로 경선 일정을 미루자는 입장이다.
특히 '이준석 돌풍'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전 국민적 관심 속에 치러지자 이 같은 경선연기론이 당내에서 더욱 지지를 받는 모습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코로나 사태도 그렇고 상대(국민의힘)가 어떻게 하느냐와 보조를 맞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좀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지지율 1위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경선 연기에 반대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 경선연기론과 관련해 "가짜 약을 팔던 시기가 있었다. 이젠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실적으로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원칙을 지켜가며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재명계와 반 이재명계로 나뉘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원내 다수를 점한 반 이재명계의 주장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 전혜숙 최고위원은 21일 기자회견에서 "경선 시기 조율이 필요하다는 권리당원 서명자 수가 이틀 만에 2만 명을 넘겼다"며 경선 연기를 촉구했다.
친문 신동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가 2017년 대선 경선 때 일정 연기를 요구했던 것을 언급하며 "역지사지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경선 연기를 둘러싼 내홍이 악화일로를 치닫는 가운데 22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생각이다.
송영길 대표는 "갈등이 격화로 가지 않도록 내일(22일) 의원총회를 통해 지도부가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분이나 원래대로 하자는 분이나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내년 (대선이 치러지는) 3월 9일 민주당의 승리라는 목표는 같다고 본다"며 "나름대로 충정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향후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연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최고위 내에서도 찬반이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알려져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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