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내달부터 완화되는 거리두기…델타 변이종 확산 차단이 관건

내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된다. 대구경북을 포함한 비수도권의 사적 모임 금지가 전면 해제되며 다중이용시설의 운영 시간 제한도 없어진다. 일상 생활의 상당 부분이 회복된다고 봐도 될 정도의 완화다. 수도권의 경우도 다음 달부터 6인까지의 사적 모임이 허용되며 2주 후에는 8인까지 허용 범위가 넓어진다.

거리두기 완화는 엄격한 방역 조치에 따른 국민 피로도를 고려하고 내수 회복을 위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사적 모임 금지가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한 채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고통을 안겨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노인층 등 바이러스 감염 취약 계층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제 거의 마무리됐으니 사회적 거리두기도 이제 완화해야 한다는 여론 압박도 작용했다.

하지만 신경 쓰이는 변수가 있다. 델타 변이종이다. 이 변이종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3배 이상 높은데 지금 세계 80여 개국에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 효과로 신규 확진자가 급감하던 영국에서는 이달 17일 이후 하루 평균 1만 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 중 90%가 델타 변이종 감염자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델타 변이종 감염 사례가 155건밖에 안 되지만, 언제든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델타 변이종이 코로나19의 지배종이 돼 올가을 대유행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

이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거리두기를 다음 달부터 대폭 완화하기로 한 것은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집단면역 형성 전의 성급한 거리두기 완화가 자칫 보건 당국과 국민의 방역 소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 대부분의 백신이 델타 변이종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수준의 감염 예방 및 중증 전이 차단 효과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마스크 착용과 개인 방역 수칙 준수, 적극적 백신 접종 역시 중요하다. 델타 변이종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당국의 철저한 대비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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