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나온 아파트서 집행관이 숨진 노부부 발견…집 안에 있던 딸들 "믿기지 않아 신고 못해"

사건사고 자료사진. 매일신문DB

경기도의 한 경매 집행관이 부동산 경매로 나온 아파트를 찾았다 60대 부부가 숨진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집 안에는 부부의 두 딸들이 있었지만 '부모의 사망이 믿기지 않아 신고를 못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0시 50분쯤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에서 A씨 부부(6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A씨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간 탓에 당시 이들의 집을 찾은 경매 집행관이 숨져 있는 부부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경매 집행관이 초인종을 누르자 A씨 부부의 딸들이 문을 열어줬고 집에 들어간 경매 집행관은 각각 거실과 안방에서 누운 채로 숨져있는 A씨와 그의 아내를 발견했다.

경찰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A씨 부부 시신을 수습하고 부부와 함께 살던 30대, 20대 두 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씨 부부는 외관상으로는 골절이나 외상, 가스 중독 등의 흔적이 없고 시신 상태를 봐서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이들 부부의 사망 시점과 사인 확인하기 위해 인근 폐쇄회로(CC)TV 확인하고 부검도 요청한 상태다.

한편, A씨 부부의 딸들은 조사에서 "부모님이 당뇨와 고혈압 등 평소 앓고 있던 지병이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셨다"면서 "돌아가신 것이 믿어지지 않아 신고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 4명 중 아버지만 직장생활을 했는데 작년 여름경에 그만 뒀다고 한다. 경매에 대한 부분은 딸들도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라며 "집이 경매에 들어간 이유 등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패 정도가 심각하지만 언제 사망했는지 등 정확한 사망 시점과 경위 등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딸들이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있는지도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