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에는 전라도, 경상도가 따로 없다. 정치가들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쌓아 올린 벽일 뿐이었다.…'
광주의 향토사 연구원(노성태)과 언론인(이건상), 고교 역사 교사(신봉수) 및 지리 교사(김덕일)가 최근 펴낸 '임란·항일 독립투쟁의 연합전선-경상도 땅에서 싸운 남도인들'이라는 책이 대구에서 독립운동 관련 활동을 펴는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에 지난주 배달됐다. 특히 이들은 경상도, 대구 곳곳에 남아 있는 호남인들의 항일·독립투쟁의 흔적을 찾아 영호남 경계를 오가며 헌신한 남도 선열들을 소개했다.
이들 공동 저자들은 뭇 애국지사가 순국한 대구감옥(형무소)이 있던 자리(현 삼덕교회)와 대구감옥 수감자들이 출옥 뒤 단체로 사진을 찍고 결의를 새롭게 다졌을 달성공원, 숱한 남도인에게 희생과 고통을 안긴 일제 재판소가 자리했던 도심의 공평동 옛 법원 자리 등을 답사하며 기록을 남겼다. 이들은 답사를 통해 '경상도 땅에서 싸운 남도인'의 희생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기렸다.
또 경계를 넘어 영호남인이 맞손으로 항일했던 현장을 호남 독자에게 전하면서 대구에 남아 있는 남도인의 영혼이 깃든 현장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옛 대구감옥 자리에 새긴 순국 선열의 잘못된 이름 표기나 옥살이 뒤 귀향에 앞서 찾아 독립 의지를 다졌을 달성공원 어디에도 이를 기억할 만한 안내나 표시조차 없는 아쉬움을 적었다.
또한 '언제부터인지 남도와 경상도는 서울보다 더 먼 거리에 있었고, 경계를 맞대고 있는 이웃임에도 담은 더 높이 쌓아졌다'며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이어 '남도인들의 독립 정신이 경상도의 독립 정신과 함께 오늘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 가치로 재탄생되길 바라'며 '경상도 땅에서 싸운 남도인들을 이해하고, 경상도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마침 대구·경북과 광주·전남이 달빛내륙철도 건설과 2038년 대구·광주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등 영호남 공동 발전과 번영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 두 지역을 오가는 교류의 발길이 잦아지고 미래 세대를 위해 맞손을 잡는 작업에서 국난의 역사 속에서 빛났던 영호남인 사이의 공동 투쟁 경험이 부디 밑거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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