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야권 대선 후보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의 행보에 대해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런 비정상적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가를 따져 보는 게 마땅하다.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윤 전 총장과 최 원장, 그리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문재인 대통령 밑에서 요직(要職)을 지냈거나 맡고 있는 인사들이다. 문 대통령은 세 사람을 임명하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놨다.
문 대통령은 윤 전 총장에게 검찰총장 임명장을 수여한 뒤 "우리 윤 총장님"이라는 호칭까지 써 가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이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고 했다. 최 원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는 "스스로 자신을 엄격히 관리해 왔기 때문에 감사원장으로 아주 적격인 분"이라고 했다. 김 전 부총리를 지명한 후 직접 한 브리핑에서는 "종합적인 위기 관리 능력과 추진력을 갖춘 적임자"라고 밝혔다.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 명을 받들어 세 사람 모두 임무에 충실했다. 윤 전 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들을 수사했고, 최 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감사 등 감사원장으로 책임을 다했다. 김 전 부총리는 청와대 참모진들의 말도 안 되는 소득주도성장에 맞서 경제 수장으로서 경제 살리기에 힘을 쏟았다.
최선을 다한 세 사람을 문 대통령이 격려하고 등을 두드려 줬다면 이들이 야권 대선 후보로 부상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은 세 사람에게 핍박과 탄압을 가했다. 세 사람을 야권 대선 후보로 만든 일등 공신은 문 대통령과 정권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운운했다. 또다시 문 대통령은 약속을 지켰다. 현직 대통령이 야권 대선 후보를 세 명이나 배출하는 모습을 국민은 본 적이 없다. 야권은 물론 국민이 문 대통령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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