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민이 父, 친구 A씨에게 분통 "쓰러진 정민이를 '그거'라고 지칭…"

친구 A씨 '그걸 끌고 올라오느라고 제 옷 신발 아예 흙이거든요'
父 "그 시점 '정민이가 살아있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길

어버이날인 8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고 손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 씨에게 카네이션 등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손정민 씨는 한강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어버이날인 8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고 손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 씨에게 카네이션 등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손정민 씨는 한강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 씨가 정민 씨 친구 A씨의 발언에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손현 씨는 26일 블로그에 '사라지는 흔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가족께서 불의의 일을 당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망신고를 하고나면 불가피하게 변하는 것들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손 씨는 "가장 마음 아픈 것 중 하나는 휴대전화다. 명의자 사망이 확인되면 명의변경이나 해지를 하지 않으면 순차적으로 이용정지를 거쳐 직권해지가 된다는 안내가 온다"고 설명했다.

손 씨는 "정민이 번호를 없앨 수 없으니 직권해지 전에 명의변경을 해야 하는데, 명의변경하면 SNS나 여러 사항의 변화가 예상되고 그전에 저장해둘 게 많아서 시간이 부족하다"며 "다시 그 과거로 들어가는 게 슬퍼서 작업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은행계좌들도 출금이 정지되는데 정민이가 좋아하던 음악을 모아놓은 앱들도 월정액제가 결제가 안되서 결제변경하느라 힘이 든다"고 덧붙엿다.

손 씨는 "학교도 이런 경우 자퇴하지 않으면 제적 처리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자퇴해야 했다"며 "친구가 밤에 불러서 집 앞에 나갔을 뿐인데 자퇴라니 좀 억울하다. 정민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손현 씨 블로그 캡쳐
손현 씨 블로그 캡쳐

손 씨는 이날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의혹과 기억과 소문-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 편에서 나온 친구 A씨의 실제 대화 음성 화면도 함께 캡처해 올렸다.

그는 "친구라고 하다 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다. 본인이 불러냈고, 한두 시간 전만 해도 다칠까 봐 편의점 냉장고 문을 잡아주고 옷까지 털어주던 정민이를 쓰러지고 나니 '그거'라고 했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 당시엔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생각할 때마다 정민이를 '그거'라고 한게 몹시 기분 나쁘다. 이 시점에서 '그거'는 살아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겠지. 앞으로 저도 '그거'라고 똑같이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손 씨는 현재 정민씨 친구 A씨를 폭행치사와 유기치사 혐의로 23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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