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스타트업 백서, 내일은 유니콘] <4> 씨티셀즈

올해 암세포 추적·분석하는 '액체 생검' 기술 개발 완료
암세포만 식별해 공격하는 세포치료제 연구…내후년 임상 1상 목표
디지스트 교원창업기업 "바이오 인재 양성,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에 힘쓸 것"

김민석 씨티셀즈 대표가 자사의
김민석 씨티셀즈 대표가 자사의 '액체 생체 검사 및 NK 엔지니어링' 기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신중언 기자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인 암은 그만큼 치료가 까다로운 질병이다.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생존율은 낮아지고, 치료가 성공적이었어도 미량의 암세포가 남아 재발할 우려도 있다. 암 질환에 쓰이는 국내 사회경제적 비용도 연간 16조를 상회하는 규모로 추산된다.

대구의 바이오 스타트업 씨티셀즈는 암을 추적하고 치료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는 기업이다. 이들은 '액체 생체 검사(액체 생검) 및 NK 엔지니어링' 기술을 기반으로 암 진단‧치료 토털 솔루션을 구축하고자 한다.

◆채혈로 암 조기진단부터 맞춤 항암제 선별까지

액체 생검은 채혈을 통해 혈액 속에 떠다니는 순환종양세포(CTC)를 분리·회수함으로써 환자의 암 상황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CTC는 암 조직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가 혈관을 뚫고 들어가서 혈류를 따라 이동해서 전이암을 일으키는 세포로, 암 진단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CTC를 혈액에서 분리해 검사하면 암의 정밀진단, 조기진단은 물론 맞춤 항암제 선별까지도 가능하다.

김민석 씨티셀즈 대표는 "액체 생검은 유전 변이, 약물 내성 등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암세포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게 한다. 이미 많은 글로벌 제약사가 관심을 두고 개발하는 분야"라며 "정밀한 진단이 뒷받침되면 환자는 현재 암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CTC는 혈액 내에 극미량 존재하고 특성(크기, 종류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모든 종류의 CTC를 분리함과 동시에 완전 자동화 방식으로 CTC를 분리·회수하는 기술이 없어 임상에서 실질적으로 사용되기에는 한계가 존재해왔다.

올해 개발된 씨티셀즈의 액체 생검 기술은 여러 종류의 CTC를 높은 회수율(90% 수준)로 모두 분리할 수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완전 자동화 분리 기술도 갖추고 있어 단순 연구용 장비를 넘어서서 의료 현장에서도 얼마든지 적용이 가능하다.

◆암세포 식별해 공격하는 NK세포치료제 개발 중…암 진단‧치료 솔루션이 목표
암 진단의 미래 핵심기술을 확보한 씨티셀즈는 올해 5월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대구경북 기업으로는 유일하다. 지난 4월에는 인라이트벤처스와 LSK인베스트먼트, SK바이오사이언스 등 투자사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스타트업‧벤처기업 초기 투자 단계)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많은 기대를 받은 만큼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선두주자로 있는 분야이지만, 지역의 스타트업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나아가 우리가 만든 결과물이 암 환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혁신적인 암 진단 기술을 갖춘 씨티셀즈는 현재 NK세포(자연살해세포) 기반 암 치료제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NK세포는 체내 암세포를 직접 찾아내 파괴하는 세포로, 자기 세포뿐 아니라 타인의 세포도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현재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는 중인 씨티셀즈는 이르면 2023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씨티셀즈는 교원창업기업으로 디지스트(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디지스트에서 뉴바이올로지전공 교수로 재직 중인 김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창업 연계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 수주로 인해□ 지난 2018년 4월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암은 인류를 가장 위협하고 있는 질병 중 하나로, 재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진단과 치료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스트 교원창업기업으로서 좋은 모델이 되고 싶고, 바이오 인재 양성과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솔루션에 대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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