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 그립습니다] 돌돌이, 발발이, 봉봉이. 나의 삼총사,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안녕 돌돌아, 발발아, 봉봉아 잘 지내고 있어? 누나는 너희들이 곁에 없다고 생각하니깐 눈물이 난다. 항상 곁에서 큰 그늘이 되어주던 너희들이 하나 둘씩 하늘로 모두 가버리니 너무 마음이 아프네.

우리 돌돌이는 누나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보았지. 그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교통사고로 가버리면서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고 학교도 안가니 아빠가 너를 그 아이와 똑 닮았다고 데리고 와 주었어. 그때 너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 지지 않아. 우리 돌돌이는 그때 털도 길고 성격도 좋고 너무 예쁜 아기였어. 그때부터 우리 돌돌이는 누나가 슬퍼하지 않도록 옆에서 애교도 많이 부려주고 같이 산책도 다녔지. 그렇게 누나는 힘을 얻었어.

그러다 우리 집에 있던 가을이가 가출을 하면서부터 누나는 전단지도 엄청 많이 붙이고 찾으러 다녔어. 결국 못 찾았지만 발발이가 우리 집에 와주었지. 치킨 집 아저씨가 강아지 잃어버리지 않았냐고 하시면서 가을이 인줄 알고 데리고 와서 누나 품에 안겨주었어. 학교 마치고 집에 와보니 우리 발발이가 털도 덥수룩하고 길거리 생활을 많이 했는지 털 색깔도 검은색으로 되어있었지. 바로 미용실에 가서 미용하고 씻기고 집에 와보니 온몸에 핏자국이 가득 하더라. 누가 무슨 짓을 한걸까. 학대당한 것 같더라. 그때 누나는 엄청 울었단다. 널 괴롭힌 사람을 찾고 싶더라. 하지만 누나는 그때 어리기도 했었고 찾을 수가 없었단다.

그러다 엄마가 가을이 인줄 알고 봉봉이를 집에 데리고 왔지. 복현오거리 도로를 거닐면서 차가 쌩쌩 다니는데 엄마는 발을 동동 구르며 널 데리고 왔다고 했어. 봉봉이를 엄마가 데리고 왔을 때 우리 집 형편이 너무 안 좋아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전단지를 붙이며 주인을 찾아주려고 했어. 그러다가 엄마가 울면서 봉봉이를 보호소에 보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책임져야 된다고 하셔서 우리 봉봉이를 식구로 맞게 됐지.

그렇게 우리 삼총사가 누나 곁에 온 거야. 누나는 우리 삼총사가 집에 처음 온 날들을 다 기억하고 있어. 너무 행복했거든. 그렇게 돌돌이랑 발발이랑 매일 전쟁같이 싸우고 봉봉이는 둘을 제지하고. 그 순간들이 너무 행복 했었어. 그러다 8년 전 8월11일 우리 봉봉이가 갑작스럽게 하늘의 별이 되고 4년 전 3월 26일 우리 돌돌이가 아파서 하늘의 별이 되어 버리고 올해 5월 20일 우리 발발이 마저 하늘의 별이 되어버렸어.

아직도 누나의 사진 앨범 속에는 너희들로 가득한데.. 곁에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 발발이는 별이 되기 전 피를 토하며 엄청 괴로웠을텐데도 누나가 자기 없으면 힘 들까봐 억지로 생명을 붙잡고 꼬리를 흔들어 주었지. 누나는 그 모습이 아직도 너무 생생하구나. 매일 학교 마치고 집에 들어갈 때 마다 우리 발발이가 거실에 누워서 쳐다보고 있을 것 같고 꼬리 흔들어줄 것 같은데, 없으니깐 너무 힘들어. 발발이가 쓰던 이불, 베게, 패드, 인형 다 정리를 해 보려고 시도는 해봤는데 그냥 부여잡고 눈물밖에 안 나오더라. 그래서 항상 손에 쥐고 잠이 든단다. 그래도 우리 발발이가 어젯밤 꿈에 나와서 웃어주는데 너무 좋더라. 진짜 너무 보고 싶다. 우리 아가들.. 누나는 항상 너희들을 사랑하고 있고 그리워하며 살고 있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 삼총사, 언제나 누나 지켜봐주고 사랑해줘. 나중에 우리 다시 만나서 이 세상에서 다 못했던 것들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자. 그때까지 기다려줘. 사랑한다. 돌돌아!! 발발아!! 봉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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