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 원장의 정치적 행보를 경계하며 맹비난에 나섰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최 원장이 끝까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해 자리를 지켜주길 바랐는데, 그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너무나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대권에 도전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길"이라며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고, 법조인의 한계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선기획단 공동단장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부여한 제도적 장치로 임기를 보장한 감사원장이 그만두고 나온다"며 "야당도 오죽 인물이 없으면 여당에서 일하던 분을 데리고 가야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2017년 말 최 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지냈던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정권의 고위직을 발판으로 삼아 야권의 후보가 되겠다는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공직윤리에 맞지 않는다"라며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징계하려고 들었기 때문에 불만을 갖고 이탈할 수 있다고 보는데, 도대체 최 원장은 왜 간다나"라며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큰 실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민희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원은 정치적 대권야망 실현의 도구가 아니다"라며 "정계진출을 위해 임기 중 사퇴한 유일한 감사원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대권주자들도 최 원장의 사의 표명을 비판하며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에서 공직을 지내다 대권 행보를 걷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함께 지적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BBS 라디오에서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은 정치와 거리가 먼 자리 아닌가"라며 "현직에 있다가 정치로 직행하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바라볼지, 저도 국민 시선과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CBS 라디오에서 자신의 '제2의 윤석열·최재형 방지법 제정' 공약과 관련해 "이들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이전의 감사·수사 방향에 정치적 의도와 목적을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정치적 중립성의 근본적 훼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감사원장직을 발판으로 대선에 나선다면, 국민이 세워놓은 '정치적 중립'의 공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며 "현직 감사원장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를 다 채우지도 않고 사퇴하겠다는 것만으로도 무책임한 행위인데, 사퇴 후에 대통령에 출마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감사원장 재임기간 동안 수행했던 일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는지에 대해 분명히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최 원장이 대통령 출마를 목적으로 감사원장직을 이용했고,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면 사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탄핵되어야 할 대상"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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