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4세 대학생 박성민 씨가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임명된 것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청와대는 사상 첫 20대 비서관에게 "청년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청년과 소통하며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지만, '청년이 원하지 않는 청년비서관'이라는 반발이 상당하다. 일각에선 박 씨의 자진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박 씨를 향한 비판의 핵심은 '벼락 출세'와 그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조성이다. "9급 공무원부터 시작하는 많은 청년들이 볼 때는 이건 벼락 출세"(원희룡 제주도지사),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컵밥으로 버티며 10시간씩 공부하는 청년들 눈에 하루아침에 1급 수직 상승이 곱게 보이겠는가"(김진태 전 의원), "행정고시에 합격한 공신도 그 무시무시한 시험 합격하면 5급이고, 25년 정도 일하고 운 좋으면 1급이 되는 건데 무려 25세에 1급이 되셨다"(강성태 공부의신 대표) 등 대다수 비판은 공무원 급수 및 근속연수 비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아예 성명까지 내고 "일반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한 후 석·박사를 취득하더라도 취업의 문을 넘기 어렵다. 행정고시를 패스해 5급을 달고 30년을 근무해도 2급이 될까 말까 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2019년 신설된 청년비서관은 1급 상당의 고위 공무원이긴 하지만 동시에 정무직 공무원이다. 박 씨의 임기는 길어야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인 내년 5월 9일까지고, 그 전에 언제든 물러날 수 있다.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을 정년이 보장된 '늘공'(늘 공무원)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같은 논리라면 시험 없이 4급 공무원이 되는 국회의원 보좌관도 9급 공무원 준비생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는 걸까.
일각에선 박 씨의 능력을 문제 삼는다. 그가 과연 청년비서관직을 꿰찰 만큼의 자질을 가졌고, 또 검증이 됐느냐는 지적이다.
2019년 더불어민주당 공개 오디션을 통해 청년 인재로 선발된 박 씨는 2020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의혹이 터진 직후였다.
앞서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박원순 시장님을 추모하는 것과 별개로 피해자 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 신상 유포 등은 없어야 한다"는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은 바 있는 그는 최고위원이 된 이후에도 20대 여성 청년으로서 당내 '쓴소리' 역할을 도맡아 했다.
지난해 9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카투사 '황제 복무' 의혹이 일 때, 박 씨는 "청년들 입장에선 이번 사태에 대한 첫인상이 굉장히 불편했을 것"이라며 "당이 청년의 시각을 놓치는 부분이 있는지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시 민주당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문자 폭탄이 쏟아졌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어 11월 추 전 장관이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출을 거부하는 피의자를 처벌하는 이른바 '한동훈 금지법'을 추진하려 할 때도 박 씨는 "헌법상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안 할 권리가 있기에 추 장관이 주장하는 내용이 조금 과한 측면이 있다"고 자기 목소리를 냈다.
이준석 돌풍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 문재인 정부가 청년 민심 다독이기에 혈안이 된 건 부인할 수 없다. 박 씨의 파격적인 영입도 연장선상일 것이다. 다만 박 씨를 향한 과도한 지탄이 온당한 것인지는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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