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자신의 나이 이하 타수를 기록하는 '에이지 슈트'(age shoot)는 골퍼들의 로망이다. 아마추어 골퍼가 이를 이루려면, 여러 조건이 수반돼야 한다. 보통은 70세가 넘어야 도전해볼 수 있는 이 대기록을 달성하려면 체력과 실력, 18홀 내내 흐트러짐 없는 정신력 등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비거리는 짧아지고, 집중력도 떨어지는 게 자연스런 현상이라 도전 자체가 쉽지 않다.
1948년 4월생인 김영만 우성철강㈜ 회장은 지난 6월 8일 대구컨트리클럽 서-동코스를 돌고는 스코어카드에 72타, 이븐파를 적어냈다.
올해 73세인 김 회장이 생애 첫 에이지 슈트를 달성한 것. 동시에 또 하나의 '버킷 리스트'였던 이븐파도 완성했다. 골프 입문 35년 만의 쾌거였고 겹경사였다.
젊은 시절 운동 잘 한다는 소리를 곧잘 들었고, 한때 아마추어 테니스 선수로도 활약하며 남다른 운동소질을 자랑했지만, 목표로 뒀던 골프에서의 이븐파 기록은 쉽게 이루지 못했다.
"홀인원을 4번 하고 이글도 9번이나 했으나 항상 2%가 모자라 문턱에서 주저 앉아왔다"는 김 회장은 그렇게 5번이나 73타를 써내며 쓰라린 속을 달랬다.
올해도 두 번이나 75타에서 머문 그는 이날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 회장의 이날 '위업'은 화이트 티(레귤러·일반 아마추어 골퍼가 티샷 하는 곳)에서 작성됐다. 드라이버 거리가 받쳐주지 않으면 파온(규정 타 수보다 두 타 적은 타 수로 그린에 공을 올리는 일)이 쉽지 않다. 김 회장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00m 정도 된다고 했다.
건강을 챙기고자 18홀 내내 카트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닌다고 했으나, 샷 거리가 줄까봐 체력을 단련하려는 게 더 큰 목적이 아닌가 여겨졌다.
골프 잘 하는 비결을 물었다. 김 회장은 "일흔 넘으니 비로소 힘을 뺄 수 있었다. 골프는 역시나 욕심을 버려야하는 운동이다"고 했다. 그만큼 샷 할 때 힘이 들어가는 자신을 다스리는 게 어렵다는 말.
김 회장은 "골프는 그런 면에서 우리의 삶과 닮았다. 마지막 홀, 홀컵에 공을 떨구기까지 버디도 하고 보기도 한다. 샷이 잘 맞을 때도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삶도 젊어서 성공도 할 수 있고 실패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끝까지 자기와의 싸움에서 포기하지 않으면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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