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퍼레이트 그라운드 / 햄프턴 사이즈 지음·박희성 옮김 / 플래닛미디어 펴냄
'기관총 사수인 케네모어는 수류탄 하나를 발로 밟아 눈 속에 박아 넣고 동시에 또 다른 수류탄 하나는 폭발력을 흡수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웅크렸다. 2개의 수류탄이 거의 동시에 폭발했고 그는 산산조각이 났다. 참호에 있던 대원 3명은 폭발로 인해 일시적으로 귀가 먹먹했지만 살아남았다.'(책 199쪽에서)
책은 한국전쟁 당시 가장 참혹했던 장진호 전투를 다루고 있다. 꽁꽁 언 지옥 같은 장진호에서 수없이 밀려드는 중공군과 영하 30℃에 체감온도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혹한과 사투를 벌이며 바다를 향해 탈출해야 했던 미 해병대원들의 투지와 동지애를 다운 최고의 전쟁서로 평가받았다.
압록강을 향해 진격하라는 맥아더의 명령에 따라 제1순단 소속 미 제1해병사단은 10월 중순 원산에 상륙했다. 이들 병력은 세 갈래로 나눠 압록강을 향해 진격하기로 돼 있었는데 장진호 일대를 향해 진격하던 미 제1해병사단은 얼어붙은 장진호 주변에 위치한 중공군 제9병단 소속 3개 군단 12만 명에 포위되면서 참혹한 전투가 시작됐다.
저자에 따르면 인천상륙작전을 구상한 건 맥아더였지만 도박과도 같았던 상륙작전을 성공시킨 건 스미스로, 특유의 투지와 동지애, 조직력, 용기로 뭉쳐진 그는 외유내강형의 장군이었다.
"나는 그가 나를 구해줄 것을 알기 때문에 그를 따라 지옥까지 갈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장교와 병사들은 그를 따랐다.
하갈우리에 보급과 부상자 수송을 위한 활주로를 건설하고 끊어진 황초령 수문교를 복구하는 등 장진호에서 미 제1해병사단이 조직적으로 후퇴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고스란히 스미스 장군 덕분이었다. 특히 군사용어로 명백한 '후퇴'였지만 스미스 장군은 이것을 '역방향 기동', '후방으로의 진격'이라고 부르며 그 참혹하고 혹독한 전투에서 인간이 보여 줄 수 있는 최대한의 희생과 전우애를 끌어올려 원산으로의 집결을 완성시켰다.
한국전쟁 당시 가장 잔인한 장진호 전투를 그린 이 책은 매 페이지마다 역동적인 논픽션이 펼쳐지면서 전쟁에서의 뛰어난 리더십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교훈으로 남기고 있다.
422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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