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김경율 면접관’ 파동…경선 시작도 전에 '삐긋'

흥행카드로 '조국 흑서 저자' 등판…대권주자·당원들 반발 거세 철회
이낙연·정세균 강력 반발 속 이재명 "괜찮은 아이템"…경선연기론 재점화 주목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가졌다. 이재명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가졌다. 이재명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일 '국민면접 프레스데이'를 열어 대권 경선의 레이스를 펼치기 무섭게 '경선면접관' 파동으로 발목이 단단히 잡혔다.

민주당은 대선 예비후보 면접관으로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선정했지만, 대권주자들은 물론 당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2시간 만에 이를 철회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경선 흥행 카드가 역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컨벤션 효과'는커녕 경선기획단 사퇴 요구 등 당내 분란을 야기했고, 제 2의 경선 연기론이 부상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적잖은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소영 대선경선기획단 대변인은 1일 오후 예비경선 '국민면접' 면접관 패널로 김경율 회계사 등을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곧바로 후보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제 눈을 의심했다"며 "2019년 조국 전 장관을 거짓까지 동원해 공격했던 김 회계사를 국민면접 면접관으로 참여시킨다는 것은 진정 민주당의 결정인지 믿기 어렵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외부의 쓴소리를 듣는 이벤트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을 정면 비판해온 김씨의 면접 만큼은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페이스북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이제 조국 전 장관을 놓아주자. 당 지도부는 무슨 이유로 이렇게 가혹하게 조국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거냐"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당내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질주 중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안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고,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원의 입장에서 후보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데 더 중요한 건 국민의 시각"이라고 시각차를 보였다. 김 회계사의 패널 선정이 없었던 일이 된 데 대해선 "할 수 없다"라면서도 엄정한 경선 방식 도입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 회계사 대신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을 대타로 내세웠지만, 당내 반발은 숙지지 않았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등에 칼 꽂는 짓"이라는 등의 원색적인 비난과 더불어 송영길 대표의 탄핵을 촉구하는 글로 도배됐다. 반면 '조국흑서'의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흥행 기회를 발로 찬다"고 꼬집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준석 국민의당 대표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파격 카드를 꺼냈지만 대권주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너무 커 수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당장 3일 시작되는 국민면접 등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경선연기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