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석민의News픽] 대통령은 왜 최재형에게 분노할까?…정권교체에서 최재형의 역할은!

마지막까지 법과 양심·정의 지키고 좌천된 검사 이상현 이정섭
특정지역 중심으로 장악된 검찰, 그래도 살아있는 양심과 정의 보여줄까?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설훈 의원, 민병두 전 의원…5.18 공적조서의 진실은?
완벽한 보완재이자 대체재, 최재형과 윤석열 "상생의 길을 여나?"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감사원장 사퇴 등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감사원장 사퇴 등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박사. 사회복지사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박사. 사회복지사

▶윤석열 대선 출마 선언 Vs. 윤석열 장모 법정구속?

성경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아마겟돈(Harmagedon)'은 일반적으로 천군(天軍)과 악마의 군이 만나 최후의 결전을 행할 싸움터로 묘사됩니다. 선(善)과 악(惡)의 최후의 결전을 아마겟돈 전쟁이라고 한다면, 한국정치는 이번주를 기점으로 아마겟돈을 향한 대(大)진군을 시작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곳곳에서 작지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월요일(28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감사원장직(職)'을 사퇴한 뒤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장고(長考)에 들어갔고, 범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화요일(29일)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기지사직(職)'을 유지한 채, 목요일(1일) 온라인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밖에도 자천타천으로 대권을 노리는 여·야 정치인들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인 일주일이었습니다.

금요일에는 범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가 1심 재판에서 의료법 위반 및 요양급여 편취 등의 혐의로 징역 3년형을 받고 법정구속 되고, 친문(親文) 이정수 검사가 지검장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등이 관여 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수사를 위해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검사들이 합류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썩은 양파'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대선 출마를 고민하게 만든 장본인인 김오수 검찰총장의 '아사리판(=난장판)' 검찰인사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불이익을 감수하고 '법과 양심'을 지킨 정의로운 검사들의 이야기도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상현)는 30일(수요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경제성 조작 사건'과 관련,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전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물론 '문재인 정권 방탄 검사단'의 오야봉(?) 김오수 검찰총장도 가만 있지 않았습니다. 수사팀이 강력히 주장해온 '배임' 혐의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만 적용되었고, 백운규 전 장관과 채희봉 전 대통령 비서관에게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향후 '배임' 혐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조원 대의 엄청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쇄도할 것을 막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 여러 언론들의 분석입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또 백운규 전 장관을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 대한 '배임교사' 혐의로 기소하자는 수사팀의 의견을 묵살하고, 직권으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했습니다. 2018년 수사심의위 제도 도입 이후 이번 사건까지 14차례 수사심의위 중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가려질지, 주권자인 국민들이 두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는 박범계와 김오수의 '아사리판 검찰인사'로 해체되기 하루 전인 1일(목요일)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금을 지휘·조율한 혐의(직권남용)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이규원 검사에 이은 네 번째 기소로,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의 핵심 인사가 모두 관련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법의 정의로운 심판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으나, 친문(親文) 핵심 권력자들을 법정에 세운 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한 것이 '법치가 무너진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금'은 2019년 3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검·경은 명운을 걸고 진상을 규명하라"는 지시에서 비롯된 만큼, "결국 대통령의 지시가 법과 절차를 무시한 긴급 출금과 수사 무마로 이어졌다"는 것이 상당수 법조인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권력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법과 검사의 양심'을 지킨 이정섭 부장검사는 대구지검 형사2부장으로, 부팀장인 이상혁 부부장검사는 대전지검으로 2일자(금요일) 발령이 났습니다.

이정섭 부장검사의 소셜미디어 아이디 '팔코네'가 인상적입니다. 1992년 마피아 색출에 나섰다가 폭탄 테러로 사망한 이탈리아의 조반니 팔코네 검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검찰?…살아있는 양심의 반격은 계속된다!

내년 대통령 선거로 가는 '9개월의 긴 여정'은 검찰수사와 재판, 정치공세 등이 서로 얽히면서 '역대급 아사리판'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검찰이 '정권 방어'를 위해 전면에 나서고, 정치적 경쟁자 제거의 '노골적 도구'로 전락하는 기가 찬(?) 광경을 국민들은 두 눈으로 목도(目睹)하게 될 예정입니다. 물론 그 대상은 범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입니다.

'썩은 양파'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오수(汚水) 김오수 검찰총장의 '아사리판 검찰인사'는 갈수록 도를 넘고 있습니다. 고위직 검사 인사에서 피고인 이성윤을 서울고검장으로 승진시키고 주요 요직을 특정지역 출신 친문(親文) 검사들로 채운 것도 모자라, 중간간부급 인사에서도 文정권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출신이거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고향인 충청·대전 출신으로 대검찰청, 재경지검, 6대 범죄 수사를 전담하게 될 주요 지검·지청 형사 말(末)부 부장들을 채웠다는 분석입니다.

대검찰청의 요직인 강지성 수사정보담당관(일선 청 수사정보 업무 지휘)과 김덕곤 감찰3과장(검찰간부 비위 조사)은 각각 전남 영광 및 전북 정읍 출신입니다. 특히 김덕곤 감찰3과장은 서울동부지검 재직 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팀을 맡아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로 그 인물입니다.

대검찰청은 김오수 검찰총장(전남 영광), 문홍성 반부패강력부장(전북 군산), 이정현 공공수사부장(전남 나주)에 이어 중간 허리에 강지성, 김덕곤 부장검사가 합류함으로써 '文정권 호남 방탄막'이 완성됐습니다.

주요 사건이 집중되는 서울중앙지검은 법무부 검찰국장 출신으로 '썩은 양파'의 고교 후배인 이정수 지검장을 필두로, 박범계 장관 대변인 출신 박철우 2차장(전남 목포), 추미애 장관 시절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지낸 진재선 3차장(전북 익산), 박범계 아래에서 검찰과장을 지낸 김태훈 4차장(충북 진천) 등이 장악했습니다.

여기에서 그친다면, 문재인 정권의 '썩은 양파'와 '오수(汚水)'가 아닙니다. 수도권 검사장과 6대 범죄 수사권을 가진 '형사 말부장들'도 호남 일색입니다. 국회를 담당하는 서울남부지검 심재철 지검장은 전북 완주 출신이고, 충남 공주 출신 심우정 서울동부지검장 밑에서 '6대 범죄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는' 형사6부장은 광주 출신 최형원 검사입니다.

정부과천청사를 담당하는 안양지청장에는 전북 전주 출신인 형진휘 검사가, 안양지청 형사 말부장에는 전북 부안 출신 오기찬 검사가 임명되었습니다.

이 정도로 '분노' 하시면 문재인 정권과 '썩은 양파' 박범계, '오수(汚水)' 김오수를 너무 과소평가하시는 것입니다.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와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기소' 등을 맡은 수원지검장에는 전남 순천 출신 신성식이,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맡은 대전지검의 형사 말부는 전북 고창 출신 김영남이 차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가 취업했었고 자금 흐름에서 큰 의혹을 사고 있는 타이이스타항공 사건과 이스타항공 창업자인 무소속 이상직 의원(전 민주당 소속) 등을 수사하고 있는 전주지검에는 전남 완도 출신 문성인 검사장을 보냈습니다.

만행(蠻行)스런 검찰 인사는 또 있습니다. 최근 인사에서 배용원(연수원 27기) 전주지검장은 서울북부지검장으로 영전했습니다. 반면에 이현철(연수원 25기) 서울고검 검사는 서울북부지검 중요경제범죄수사단 부장검사로 좌천됐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2019년 6월 이현철 검사는 안양지청장이었고, 배용원 검사는 안양지청 차장이었습니다. 수원지검 수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성윤은 동향인 배용원 차장에게, 반부패부 김형근 과장은 이현철 안양지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무마' 사건에 대해 압력을 가했습니다.

이와 관련, 이현철 전 안양지청장은 이성윤의 '수사외압'을 적극적으로 진술했고, 배용원 전 안양지청 차장은 다소 모호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권력에 아부하는 검사만이 살아남아 출세하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문재인의 검찰' 모습을 온 국민은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형사 피고인' 이성윤 서울고검장 사건의 핵심 증인들을 그 휘하인 서울북부지검장과 부장으로 배치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의 박범계와 김오수가 아닌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입니다.

김기표 전 청와대 전 반부패비서관이 사퇴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청와대의
김기표 전 청와대 전 반부패비서관이 사퇴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청와대의 '부실검증'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사진은 5월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철희(왼쪽) 정무수석과 대화중인 김외숙 인사수석. 연합뉴스

▶청와대 비서관, 낙하산 마사회장, 조폭 출신 의혹 5.18 회장…끊이지 않는 문재인정권스러운 일들!

문재인 정권에서 벌어지는 기괴스러운 일들은 비단 검찰인사 만이 아닙니다. 문재인 정권은 공직자의 부패를 막겠다면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신설했고, LH 직원 땅 투기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한 올해 3월 김기표 씨를 대통령반부패비서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이런 김기표 비서관이 은행 1곳에서만 무려 53억여원의 대출을 받아 상가를 매입했고,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맹지' 임야를 개발 1년 전에 사들이는 '놀라운 투자 예지력'을 발휘했으며, 임야 3필지 중 1필지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한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사퇴했습니다.

그래도 문재인 정권은 "인사검증 실패가 아니다"고 벅~벅~ 우기면서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을 비호하고 있습니다. 청문회를 하고도 야당의 임명동의를 받지 못한 '장관급 인사 33명'이라는 신기록도 김외숙 인사수석에게는 오히려 자랑스러운 모양입니다.

최근에 임명된 김한규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농지법 위반과 투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농장'이라는 푯말이 있는 해당 토지를 기자들이 가보니, 경작하는 작물이 없어 땅 대부분 잡초만 무성했다고 합니다. 김한규 비서관이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 비서관으로서 '적절한 자질'을 갖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문재인 정권과 '영원히 함께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문재인 정권의 낙하산 '김우남 마사회장'도 문재인정권스러운 만행을 아낌없이 보여주면서 각광을 받았습니다. 김우남 마사회장은 지난달 26일 인사처장과 인사부장을 각각 다른 부서로 발령하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습니다.

인사처장과 인사부장은 김우남 마사회장 '폭언'의 피해자입니다. 그 때문에 마사회 노조는 "해당 간부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까지 한 상태에도 전보 조치를 감행한 것은 전형적인 2차 가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김우남 마사회장은 올해 2월 취임 직후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할 것을 인사 담당자에게 지시했으나, 담당자가 상위 부처 검토 결과 특별채용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하자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감찰을 벌였고, 경찰은 김우남 회장을 강요미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실세(?) 김우남에게는 청와대 감찰도 경찰 수사와 검찰 송치도 '다 우스운 일'인 모양입니다. 김우남 마사회장께서도 문재인 정권과 영원히 함께 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조폭 출신으로 알려진 전(前) 5.18구속부상자회 회장 문흥식 씨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광주 붕괴 참사(재개발 철거 중 시내버스를 덮쳐 수십명이 사상한 사건)의 주범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지만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은 '신기한 재주'를 발휘해 코로나19 와중에도 수사망을 뚫고 미국으로 '신속히' 출국해 버렸습니다.

경찰이 미국으로 출국한 문흥식(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 씨가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건물의 철거 공사 업체 두 곳으로부터 각가 억대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사실이 이번주 뉴스로 전해졌습니다. '버스 떠나고 손 흔드는 경찰 수사'가 왠지 연출된 느낌마저 듭니다.

5.18과 관련된 '신기한 재주'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설훈 민주당 의원, 민병두 전 민주당 의원에게서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법원은 최근 이해찬, 설훈, 민병두 씨에 대한 '5.18 유공자 공적조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5.18 당시 광주에 가 본 적이 없다"고 스스로 고백한 적이 있어 '5.18 유공자 선정 과정'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출마가 '윤석열 죽이기' 막는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8일 태극기가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채,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서도 원장직 수행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 임기를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과 임명권자, 감사원 구성원에게 송구하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히자,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것이 다수 언론들의 분석입니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최재형 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합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때에는 '애써' '무시하는 듯' 무반응이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최 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말하며 아쉬움과 유감을 표했다"고 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에 "문민정부 이후 감사원장 임기 중에 중도 사퇴한 건 전대미문"이라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냄으로써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분위기를 전달했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최재형 공격에 발을 맞췄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정치적 편향을 이유로 김오수 총장의 감사위원 임명을 거부했던 본인이 원장을 그만두고 야권 대선 후보로 나온다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했고,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탱크만 동원하지 않았지 반세기 전 군사 쿠데타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 시상식 수상자로 참석한 29일 대통령의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비판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죠"라고 담담하게 반응했습니다.

오히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최 전 원장은 원전 감사에서 보여줬듯이 살아있는 권력에 굴종하지 않고 감사원 독립성을 끝까지 지켜냈다. 좋은 선례를 남겼다. 바람직하지 않는 선례는 (원전 감사에 대해 여권이 반발한) 그 이후에 만들어졌다.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기관이 권력의 외풍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비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국가 운영이 아주 나쁜 선례"라고 역공을 취하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옹호했습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함께 범야권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상황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으로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함께 범야권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상황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재형과 윤석열은 완벽에 가까운 보완재이면서 대체재이기 때문이다. 매일신문DB

최재형 감사원장 사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각별한 불쾌감 표명'은 단지 '기분 탓'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화요일' 대선 출마 선언으로 기세를 크게 올리자마자, 3일만인 '금요일' 곧바로 윤 전 총장의 장모가 1심에서 3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었고,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수사팀이 대폭 강화됐다는 뉴스를 접한 뒤 '이런' 감(感)은 확신에 가까워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범여권은 혹시라도 '윤석열은 쉬운 상대'라고 생각하고 있는 줄도 모르겠습니다. '윤석열 X파일'이 '사실이다' '근거있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니, 오해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선거는 재판이 아니다'는 점입니다.

재판은 '사실관계'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법리'에 따라 판결을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여기에 일부 정치판사들의 '정치논리'가 살짝 끼어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3심 재판을 하다보면 '사실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론'이 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단점이 있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X파일 논란이나, 윤석열 대선 후보 가족들에 대한 수사·재판 모두 '내년 3월 대선 전'에 결론이 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반(反) 윤석열 측의 입장에서는 '사실이든 아니든, 근거가 있든 없든, 유·무죄 다툼이 치열하든 말든, 무조건 이런저런 안 좋은 소문을 터드리고 퍼트려 민심을 흐리게 한 뒤, 윤석열의 지지기반을 약화시키면 그것으로 대성공'입니다. 참 쉽죠! 도둑질은 쉬워도 도둑질을 막는 것은 정말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범야권 대선 후보로 출마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뚜렷한 사실과 근거 없이' '적당한 돌려치기'로 윤석열 후보를 공격하게 되면, 그 반사 이익을 가장 많이 누리는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니라 '최재형 후보'가 될 것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간 최재형'이 살아온 길을 살짝 살펴보기만 해도,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려는 지 쉽게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최재형 후보가 든든하게 뒷받침을 해주면, 윤석열 후보가 여권의 공격을 방어하고 정면돌파해 대권 가도를 달리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윤석열을 때릴수록 최재형이 돋보이고, '뚜렷한 근거와 사실 확인 없이 마구잡이 정치공세'를 펼치는 자신들이 오히려 초라해지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범여권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X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정서가 국민들 사이에 형성되는 순간, 음해성 정치공세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습니다.

여권 대선 지지도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온라인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바로 다음날,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명연설로 주목을 받은 윤희숙 국민의힘 초선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도 흥행 관전 포인트입니다.

KDI 교수 출신인 경제전문가 윤희숙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에게는 '헌터 킬러'나 다름없습니다. 빈약한 경제 지식과 이론, 천박한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로 쏟아낸 이재명 후보의 '기본시리즈'가 얼마나 '한심한 수준'인지를 간단 명료하게 국민들에게 폭로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불쾌감' 근저에는 '윤석열 + 최재형 콤비'의 막강한 파워와 잠재력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고 분석합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주변 인사들은 다음주(4~10일) 중 서울과 PK(부산·경남·울산) 등 전국에서 '최재형 릴레이 지지 선언'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현재 휴대전화를 꺼놓고 고심하면서 야권 인사에게 "고민할 시간을 달라. 먼저 한 번 찾아뵙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께서 '대통령의 길'이 아니라 '구국의 대열'에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나라가 먼저 바로 선 뒤에 국민이 있고 대통령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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