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국에 8천명" 민노총, 종로3가로 장소 바꿔 ‘기습 집회’…경찰 수사 착수

3일 오후 종로3가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며 도로를 점거한 채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종로3가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며 도로를 점거한 채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최대 1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종로3가 일대로 장소를 바꿔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여의대로 진입이 원활치 않아 장소를 긴급히 변경한다"며 노조원들에게 공지해 오후 2시 종로로 집결시켰다.

당초 민주노총이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공지하면서, 경찰은 집회 봉쇄를 위해 경력수송버스(경찰버스)로 차벽을 치는 등 집회에 대응했다. 경찰은 또 광화문 앞에도 경찰버스 차벽과 펜스를 빽빽하게 세워 집회를 차단했다.

이에 민주노총이 장소를 바꿔 이날 오후 2시 40분쯤부터 종로2가 사거리부터 종로3가 사거리를 점유하고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 민주노총 자체 추산 8천명 조합원이 모였다.

이들은 빗속에서도 '비정규직 철폐하라', '구조조정 중단하라', '최저임금 인상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임을 위한 행진곡' 등 투쟁가를 불렀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나, 거리두기는 충분히 지켜지지 않았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등 관련 법에 따라 3차례 집회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조합원들은 이를 무시한 채 약 30분 동안 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3시 15분쯤 집회를 마무리하고 종로5가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날 경찰은 213개 부대를 동원해 도심과 한강 다리 등에서 임시 검문소 59곳을 3중으로 운영하는 등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서울시는 "불법 집회 발생 시에는 채증해서 고발 조치하는 등 엄중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는 10명 이상 참석하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집회 종료 후 입장문을 내고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52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장시간 불법 집회와 행진을 강행한 집회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들에 대해 집시법·감염병예방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