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광산김문 내림 '수운잡방', "음식조리서로 첫 보물된다"

안동 유학자 김유와 손자 김영 저술한 조선초 조리서
문화재청, 조선 양반사회 '접빈객 봉제사' 잘 보여 줘

수운잡방
수운잡방

옛 선조들이 쓴 조리서 가운데 조선 초기에 쓰여져 가장 오래된 '수운잡방'(需雲雜方)이 음식조리서 가운데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1일 "경북 안동의 유학자 김유(金綏·1491∼1555)와 그의 손자 김영이 저술한 한문 필사본 음식조리서 수운잡방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수운잡방은 안동의 광산김문에서 내림으로 전해오고 있다. 음식조리서가 보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즐겁게 먹을 음식을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이라는 뜻이 담긴 수운잡방은 모두 114종의 음식 조리 및 관련 내용이 수록돼 있다.

주류 57종, 식초류 6종, 채소 절임 및 김치류 14종, 장류 9종, 조과 및 사탕류 5종 등이다.

'오천양법'(안동 오천지방의 술 빚는 법) 등 조선 시대 안동지역 양반가에서 만든 음식법이 담긴 것이 특징이다.

문화재청은 "조선 시대 양반들이 제사를 받드는 문화와 손님을 모시는 문화를 잘 보여주는 자료이자, 우리나라 전통 조리법과 저장법의 기원과 역사, 조선 초·중기의 음식 관련 용어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적 학술적으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동 수운잡방연구원이 재현한 수운잡방 음식들. 수운잡방 연구원 홈페이지
안동 수운잡방연구원이 재현한 수운잡방 음식들. 수운잡방 연구원 홈페이지

특히, 수운잡방은 지금까지 알려진 조선 전기 요리서가 드물어 희소성이 있고, 오늘날 한국인의 음식문화의 기원을 찾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경상북도는 그동안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 등 두 조리서의 역사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우선 국내 문화재로 지정시킨 후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해 왔다.

한편. 그동안 경북 북부지역에선 안동의 광산김씨 김유가 편찬, 가장 오래된 조리서로 알려진 '수운잡방'(需雲雜方)을 비롯해 영양의 정부인 안동장씨 장계향(張桂香·1598~1680)이 남긴 '음식디미방', 18세기~19세기 초반에 기록돼 의성김씨 문중에 전해오던 '온주법'(蘊酒法) 등의 옛 조리서가 발견됐다.

또, 최근에는 고성이씨 간서(澗西) 이정룡(李庭龍·1798-1871) 선생의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던 고 조리서 '음식절조'(飮食節造)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상일 안동시 문화유산과장은 "유교적 덕목을 가장 중요시 여겼던 안동을 중심으로 한 명문가의 '봉제사 접빈객'(奉祭祀 接宾客) 문화가 다양한 음식 조리서를 남기고 있다"며 "조리서에서 많은 부분이 제사와 손님 접대에 필요한 술 빚기와 안주 등 음식조리법을 다루고 있으며, 조선시재 언어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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